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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원숭이두창 전세계 확산

중국 "원숭이두창 예방 위해 외국인 접촉 피해야" 지침에...인종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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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 도서관에 마련된 백신 접종소에서 한 의료인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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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원숭이 두창을 예방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외국인과 접촉하지 말도록 권고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최고 전염병 책임자 우준유는 최근 웨이보에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제한과 국경통제로 원숭이두창 확대를 막을 수 있었지만 "그물망을 뚫은"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다섯가지 예방지침을 제시하면서 제일 먼저 "외국인과 피부접촉을 하지 말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환자는 충칭에서 발견됐으며 현지 당국은 "해외 입국자"들이 의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원숭이 두창에 걸린 사람이 중국인인지 외국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가 올린 글을 두고 중국 웨이보에선 논란이 일었다. 그의 발언에 찬성하는 이들은 "모든 것이 나라로 들어오도록 방치하면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반대자들은 우의 지침이 차별적이고 해롭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초기 해외의 아시아인들이 겪은 차별과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팬데믹 시작 때와 일부 비슷하다. 당시 외국에선 중국 사람들을 공포스럽게 보면서 기피했다. (우의 지침은) 과학적 근거가 없어 보이며 너무 광범위해 패닉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장기 거주하면서 최근 외국에 다녀오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다면서 이들이 중국인들보다 더 감염위험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다. 다른 사용자는 "팬데믹이 초기 일부 우리 외국 친구들이 '중국인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고 모두에게 말했다. 이후 팬데믹이 통제되자 우리 외국 친구들이 차별당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중국인들이 침묵을 지킨다"고 썼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전문가들이 원숭이 두창이 크게 확산할 위험이 없다고 말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철저한 경계"를 주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CDC의 우준유는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모르는 사람 또는 최근 해외입국자와 밀접접촉을 하지 말라면서 위생을 위해 1회용 휴지를 사용하고 변기 좌대를 반드시 알콜로 소독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한 웨이보 사용자는 "자동차를 사면서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지 운전을 거부하지 않는다. 감기걸리지 않으려 마스크를 쓰지면 외출을 안하는 건 아니다"라고 썼고 다른 사용자는 우의 권고가 "그의 팬데믹 대응을 보고도 믿을 수 있나"라고 썼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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