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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61표 주호영보다 42표 이용호가 더 뜨거웠다…반전의 與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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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9일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전직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론까지 나왔던 주 의원의 예정된 승리보다 더 주목을 받은 건 상대 후보의 선전이었다. ‘주호영 추대론’에 반기를 들고 출마한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예상을 뒤엎고 총 106표 가운데 42표나 득표했고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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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주호영(왼쪽)·이용호 원내대표 후보자가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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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지난 4월 선출된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5개월여 만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열린 이날 선거에는 기호 순으로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출마했다. 투표결과 총 106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주 의원이 과반인 61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뽑혔다. 결과가 발표되자 “와”하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당의 안정화와 외연확장”을 내세운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인사에서 “일본 속담에 세 사람만 모여도 문수(불교에서 많은 지혜를 가진 보살)의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며 “언제든지 원내대표실을 찾아주시고 의견을 내달라”고 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2020년 5월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로 한 차례 선출된 이력이 있다. 앞서 탄핵 정국 당시 몸담았던 바른정당에서도 원내대표를 역임한 걸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 원내대표직 수행이다.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결정한 뒤 지난 달 초 출범한 첫 비대위의 위원장을 맡았다가 같은 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때문에 선거 전 당내에서도 “선수나 협상경험 등을 비춰볼 때 주 의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막바지에 권성동 전 원내대표 등 일부 친윤계 의원들이 주 의원에 대한 추대론을 강하게 밀면서 ‘용산 대통령실의 뜻이 추대’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고, 이에 대다수 후보군들이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주 의원의 압도적 표차 승리를 예상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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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투표결과 입당한 지 1년이 채 안된 이용호 의원이 예상외로 많은 표를 얻었다. 이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권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추대론에 대해 “‘윤심(尹心)’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셨을 듯한데, 저는 윤심인지 ‘권심’인지 잘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 의원은 이어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선생님 의중 따라서 가지 않는다. 더구나 집권여당이 대통령실만 보고 간다고 하면 뭐가 되겠느냐”며 “너무 가까운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는 자칫 실수로 이어진다. 양심의 소리에 따라서 소신껏 결정해달라”고 호소했다.

당내에선 “윤심 논란에 대한 거부감이 이 의원의 선전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선 의원은 “우리 당이 용산의 ‘오더’에 따라 획일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한 의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다른 의원도 “다양성이 존재해야 하는 게 정당인데, 용산 뜻에 따라 박수로 대표를 추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물러나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앞장서서 추대 분위기를 형성한 걸 두고 친윤 그룹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한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 뜻이라면서 다른 후보군을 주저앉히는 게 상식에 맞는 일인가, 있을 수가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진 의원은 “권 전 원내대표 본인도 사실 당의 비상상황에 책임이 있는 인물인데, 나서서 마치 윤심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는 데 대해 불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차례 원내대표를 역임한 인물이 단기간(2년)에 다시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도 이례적이다. 영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지난 번 원내대표 임기 당시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내주는 등 협상 능력에 대한 불만도 있었는데, 두 번째로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데 대한 반대 여론도 이 의원의 득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이 의원의 선전에 대해 “당이 건강하게 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달라는 뜻도 반영된 결과”라며 “당의 역동성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권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 범위 안에서만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가 새로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가운데,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주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진행되는 절차에 따라 당원, 의원님들과 상의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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