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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미 의회 욕 아니라는 윤 대통령, 한국 국회엔 사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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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해명은 15시간 만에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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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을 떠나며, 정부의 국제사회 1억달러 공여 계획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이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향한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해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전날 뉴욕에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글로벌펀드에 1억달러 공여를 약속한 사실을 언급하고 국회의 협력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글은 욕설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과 맞닿아 있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글로벌펀드 회의에 참석한 뒤 참모들과 걸어 나오면서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돼 욕설·비속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은혜 홍보수석은 15시간 만인 22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라고 반박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눈 것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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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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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윤 대통령 옆에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 또한 입장문을 내어 “미국과는 상관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 발언을) 우리도 경제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 하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그래서 ‘(국회에) 내용을 잘 설명해서 예산이 통과되도록 하겠다’라는 취지로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욕설 대상이 민주당이라고 에둘러 밝히면서도 민주당에 사과 한마디 없이 “적극적인 협력”만 요구했다. 김은혜 수석은 ‘국회를 향해 욕설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는 국민들의 우려를 잘 듣고 알고 있다”고만 했다.

15시간 만에 나온 대통령실의 뒤늦은 해명도 의문을 자아냈다. 최초 논란 뒤 하룻밤 사이 <폭스 뉴스> 등 미국 언론도 이 사안을 보도했고 몇몇 미 의원들은 트위터에 “(윤 대통령은) 당신 나라에 집중하시라”고 쓰는 등 외교적 파장으로 번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고, 영상 ‘성문 분석’까지 하며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에게 확인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뉴욕/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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