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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판 삼청교육대 선감학원…“고문은 일상, 뱀·쥐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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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2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유해 매장지에서 조사단원들이 시굴을 하고 있다. /뉴스1


일제가 1942년 ‘부랑아 교화’를 목적으로 만든 아동 수용시설 선감학원의 피해자 유해 발굴 작업이 최근 진행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 안산시 선감도에 지어진 선감학원은 40년의 운영 기간 동안 최소 4600명의 아이들을 수용, 이들에게 노역·구타·고문 등을 일삼았다. 당시 강제 수감됐던 피해자 안영화(73)씨는 “지옥이 있다면 바로 그런 데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안씨는 13세이던 1965년 길을 걷다 자신을 잡아채는 손길에 끌려가 3년을 고통 속에 살았다.

안씨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아버님이 일하시는 곳이 지금의 동인천이었다. 그날도 다른 때와 다름없이 아버지에게 가고 있었다”며 “중간쯤 왔을까, 정장을 입은 사람 2명이 양쪽 팔을 잡은 뒤 으슥한 골목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선감학원에서의 삶은 강도 높은 노동의 반복이었다. 안씨는 “주로 농사일을 했다. 누에를 키우기도 했다. 염전이 있어서 형뻘 되는 친구들은 거기 가서 일했다. 무슨 일이든지 할당량을 줬다”며 “할당량을 마치지 못하면 사장이라는 사람의 분풀이 대상이 됐다. 소위 말하는 원산폭격, 머리 박기 등 기합을 거기서 다 배웠다”고 했다.

안씨는 약 300명의 또래들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머무는 곳임에도 샤워실이나 의료실 등 기본적인 생활 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안씨는 “겨울에 따뜻한 물을 쓸 수 없어 동상을 달고 살았다. 각종 질병, 홍역, 기아, 추위, 노동 등을 견디는게 정말 힘들었다”며 “병에 걸리면 자연 치유되는 걸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선감학원에서 굶주림은 일상이었고 영양실조로 죽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안씨는 “(1인당) 밥 한 그릇에 새우젓 반찬 같은 거 하나를 줬다. 우리는 항상 배고팠다”며 “섬에 뱀이 많았다. 겁 없는 애들은 단백질 섭취하기 위해 뱀과 쥐를 잡아먹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일부는 탈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섬이라는 위치 특성상 익사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사망한 아이들의 시신은 시설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직접 매장했다. 안씨는 “탈출을 시도한 친구 한 명을 제가 직접 묻었다”며 “도망가려면 물을 건너서 헤엄쳐야 하는데 그걸 이기지 못하고 죽어서 떠밀려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례도 없었다. 그냥 거적때기에 싸서 묻었다. 내가 있을 때만 네다섯명이 죽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시설 내부에서 동성 간 성폭행도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시설 내부에 여자들은 없었다. 근데 조그마한 (남자) 친구들이 들어오면 나이 많은 친구들이 성폭행하고 그랬다”고 했다.

안씨는 피해자 유해 발굴 작업에 대해선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는 24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유해가) 150구 정도 된다고 하더라. 지금 발굴해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감학원의 유해 발굴 작업은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필요시 연장될 수 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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