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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영국 파운드화 추락 쇼크까지… 코스피 2200선 무너졌다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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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 출렁

英, 69조원 규모 감세 정책 추진

미국발 금리 인상에 이은 충격파

IMF “英, 무차별 추진 말라” 경고

원·달러 환율 18.4원↑1439.9원

한은, 29일 국채 3조원 매입 방침

피치,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

미국발(發)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전 세계 금융시장에 설상가상으로 영국 파운드화 하락 충격파가 밀어닥쳤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추진으로 파운드화가 급전직하하면서 그 파장이 고스란히 금융시장에 몰아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례적으로 영국 정부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채권시장 불안정성이라는 불씨가 국내 환율·주식시장에 고스란히 옮겨붙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폭등을 지속했다. 코스피는 2200선이 무너진 채 장을 마감했다.

세계일보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의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169.29에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1439.90원에 장을 마치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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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의 450억파운드(약 69조원) 규모 감세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IMF는 성명에서 “영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현재, 무차별적인 대규모 재정 정책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엇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경제상황에 우려를 표시하던 IMF가 G7(주요 7개국) 일원인 영국 정부를 향해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사회가 영국의 대규모 감세정책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즈 트러스 총리의 영국 신(新)내각은 2027년까지 총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 감세안에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6일 하루 동안 무려 42bp(1bp=0.01%)가 뛰어오르고, 파운드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이 약 5% 떨어지는 등 거센 충격파가 닥쳤다.

각국 정부와 전문가는 우려를 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영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IMF의 성명이 발표되지 직전 “IMF가 아직도 개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영국 정부가) 매우 억지스러운 오류를 보이는 게 확실하다”고 했다.

세계일보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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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거쳐 28일 한국 시장에 고스란히 몰아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4원이나 급등하며 1439.9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16일(144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장중 한때 144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파운드화 폭락으로 달러 가치 상승세가 재확인되면서 곧바로 원화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NH선물 김승혁 연구원은 ”장기간 1500원이 되긴 어렵겠지만 상단으로는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장중 22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2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5% 하락한 2169.29로 마감했다. 2200선 하회는 2020년 7월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521개 중 절반에 가까운 1139개(45.2%)가 52주 신저가(체결가 기준)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급등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18.4bp 뛰어오른 4.488%를 기록, 4.5%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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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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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에 따라 정부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오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오는 30일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방 차관은 “필요 시 주식·회사채 시장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29일 오전 10시부터 10분 동안 국고채 10년·5년·3년물을 경쟁입찰을 거쳐 3조원 이내 규모로 매입할 예정이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정부 대응 소식이 전해지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3.4bp 오른 4.338%에 장을 마쳤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도 변함없이 안정적(stable)이라고 봤다.

이도형·이지민·김준영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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