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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WWW’로 세상을 연결한 英 과학자, 서울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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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웹 개발자 팀 버너스리

제16대 서울평화상 수상자 선정

과학자가 수상한건 역대 최초

지구촌의 정보화 앞당기고

디지털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

버너스리 “권위 있는 상 받아 영광”

인터넷으로 세계를 연결한 월드와이드웹(WWW)의 발명가 팀 버너스리(67)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 대표가 제16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염재호)은 28일 “버너스리 대표는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인류 공동의 이익 증대에 기여했다”며 “또한 과거 소수 거대 기업과 정부가 독점했던 인터넷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개인의 인권 신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버너스리 대표는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로, 과학자 출신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역대 최초다. 버너스리 대표는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버너스리 대표는 1989년 월드와이드웹을 개발한 뒤 이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소수 전문가와 제한된 사람들만 사용하던 인터넷을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월드와이드웹은 시공간적 제약 없이 인류 삶의 질을 혁신적으로 바꾼 기술혁명이자, 인쇄혁명, 정보혁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너스리 대표는 월드와이드웹 개발 당시에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지 않았던 해킹, 위조, 조작 등 위협 요소들이 잇따라 불거진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그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솔리드(Social Linked Data)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상 개인 정보나 데이터 주권을 거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개인들이 자신의 데이터 사용권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데이터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과학자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 그리고 책임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행동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1976년 옥스퍼드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버너스리 대표는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를 거쳐 1989년 월드와이드웹을 창시, 1994년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을 세웠다. 1999년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로, 2016년에는 모교 교수로 임명됐다. 그는 영국 왕립학회, 미국 국립과학원,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며, 2004년엔 대영제국 기사작위(KBE)를, 2013년엔 제1회 엘리자베스 여왕 공학상을 받는 영예도 얻었다.

서울평화상은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1990년에 제정된 국제 평화상이다. 팀 버너스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 대표에게는 상장과 상패, 그리고 20만달러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올해 서울에서 개최된다.

역대 수상자로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 ‘옥스팜’ 등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 인사와 단체들이 있다. 직전 15회 수상자는 토마스 바흐 현 IOC 위원장이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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