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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단독]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 31.2% 줄여···취준생은 불안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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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7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2 인천 일자리 한마당’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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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공공기관 혁신 차원으로 정원 감축에 나선 불똥이 신입사원 채용 대폭 축소로 튀고 있다.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자리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정작 공공기관들이 만만한 신입 채용부터 줄이고 경력직은 오히려 늘려 취업준비생들이 불안에 떨게 됐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산하 공공기관 41곳의 올 상반기 신입채용 규모는 2548명으로 전년 연간(3705명)에 비해 31.2% 감소했다. 지난해 1030명을 채용했던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상반기 397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한전KPS는 382명에서 134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378명에서 229명으로 각각 줄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도 지난해 503명에서 445명으로 58명(11.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산업부 산하 기관 경력 채용 규모는 213명에서 333명으로 120명(56.3%) 늘었다. 중기부 산하 기관도 경력 채용이 69명(74.2%) 증가했다. 전체 채용 규모가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경력직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채용도 사실상 끝난 분위기다. 구체적인 인원 감축 내용을 담은 ‘기관별 혁신계획’은 10∼12월부터 차례대로 확정됨에 따라 올해 채용계획을 발표하지 못한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하반기 공채 규모를 못 정한 공기업들은 추가 공채를 진행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이에 공기업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서는 ‘하반기 채용이 아직 안 떠서 불안하다’ ‘에너지 공기업은 5년간 신입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번 채용이 사실상 막차’라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기관별 혁신계획이 확정되면 정원도 조정될 것”이라며 “정원의 3% 이상을 신입채용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준수해 채용인원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비대화와 방만 경영을 문제삼으며 전체 공공기관 350곳을 대상으로 인력과 예산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한전 등 산업부 산하기관은 9만6056명 정원을 9만4803명으로 1253명 줄이겠다는 ‘기능조정 및 조직·인력 효율화 방안’을 기재부에 보고했다. 전체 정원 줄이기에 나선 여파가 신입채용에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입채용에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애초 정부의 설명과 상반된다. 지난 7월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공공기관의 청년의무고용제도는 지난해 말에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2023년 말까지 2년 연장해서 운용하고 있다”며 “올해도 2만2000명 이상 청년인턴을 공공기관에서 채용하는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꼼수 공공기관 혁신안’으로 공공기관 신입채용마저 인위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결국 피해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청년들의 희망을 빼앗는 ‘인위적 구조조정 계획’이 아닌 ‘희망을 줄 수 있는 채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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