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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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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진표 국회의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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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재석 170명 가운데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고, 헌정 사상 7번째다. 최근 사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었다.

이날 표결에선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발언 후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회의 전엔 회의장 안팎에서 해임건의안 상정을 비판하는 팻말시위를 벌였다. 정의당은 외교참사의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는데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를 하는 것을 “왕자 대신 매맞는 아이”에 비유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취소, 한·일 정상회담 ‘굴욕 외교’, 한·미 정상 ‘48초 회동’ 및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등을 들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5개월의 정상외교와 경제외교는 낙제 수준을 면치 못했다”고 해임 건의 사유를 밝혔다. 헌법상 장관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1 이상 발의에 재적의원 과반(150명 이상) 찬성이 있으면 가결된다.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문광호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막판까지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를 유도했지만 실패했다. 김 의장은 오후 3시 본회의를 열려다 박 장관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일정을 수행 중이라는 여당의 반발에 해리스 부통령이 출국하는 오후 6시로 본회의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본회의 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대선 불복행위”라며 “윤석열 정부가 잘 되는 꼴을 두고보지 못하겠다는 발목잡기”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시작하고 빚은 상황”이라며 “대의기관의 결정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대통령의 수용을 촉구했다.

박 장관은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엄중한 국제정세의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임건의안은 국회를 통과해도 강제성은 없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정치공세로 보고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럴 경우 향후 정기국회 정국은 야당의 반발로 인해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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