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훈련 '반감' 기류로 공개불투명…일, 中겨냥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강조
이번 훈련 이후 지소미아 재활성화 논의 탄력 붙을수도
한미 연합 해상훈련 |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5년 만에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한다.
이날 해군에 따르면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3국 해상 전력이 독도에서 150㎞ 이상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벌인다.
그간 동해 공해에서 일본과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은 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독도에서 멀지 많은 공해상까지 일본 군함이 올라와 훈련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6천t급)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으로 가정하고 이를 탐지·추적하며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훈련에서는 3국이 정보 공유를 전제로 하되 잠수함을 먼저 포착하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도 펼쳐질 전망이다.
훈련이 경쟁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논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탐지·추적을 바탕으로 하는 훈련인 만큼 선제 포착을 위한 일정한 경쟁은 있을 수 있다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한미일은 2017년 4월 3일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응해 제주 남방 한일 중간수역 공해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벌인 바 있다.
한국과 일본이 5년 만에 다시금 연합훈련에 나서는 것이지만, 여전히 민감한 기류도 감지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번 훈련 목적에 대해 한미 해군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구현"을 제시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통상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으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를 그대로 차용했다.
한국 측이 훈련 목적으로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과 대비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일차적 목적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에 일본이 동조하는 의중도 있다는 점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기동훈련 하는 한미 해군 함정들 |
한미일은 훈련 중 3국 함정이 나란히 항진하는 장면을 촬영해 일반에 공개할지 여부도 아직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연합훈련에 대한 국내 정서의 향방이 미묘한 만큼 이를 공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3국 공조 과시의 이익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판단에 이르지 못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훈련 이후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활성화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잠수함 탐지·추적은 물론 참가국 간 정보 공유를 토대로 하는 훈련인 만큼 군사 정보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전초 단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 공유 목적이고 이번 훈련은 잠수함 추적이어서 다소 결이 다르다"면서도 "이와 같은 정보 공유를 이어가면 지소미아 문제를 풀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대잠 훈련에 한국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 문무대왕함(DDH-Ⅱ·4천400t급)이 참가한다.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3천t급)와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9천800t급),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6천900t급)·벤폴드함(DDG 65·6천900t급) 등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이 나선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아사히급 1번함인 신형 준이지스급 구축함 아사히함(DD 119·5천100t급)이 참가한다. 2017년 10월 진수해 해상 시험을 거쳐 제2호위대군 소속으로 취역한 함정으로, 신형 수중음파탐지(소나) 체계를 탑재해 잠수함 탐지 능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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