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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 시대의 역설…'외식 대안' 도시락·집밥, 비싼 게 더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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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외식 대안' 찾는데
프리미엄 상품 매출 ↑…왜?
가성비 쫒으면서도 '품질' 따져
한국일보

GS25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뭘좋아할지몰라다넣어봤어도시락'. 지난 6~8월 GS25 내 도시락 제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GS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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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출시된 편의점 GS25의 '뭘좋아할지몰라다넣어봤어도시락'의 가격은 5,700원. 11가지 반찬에 일반 도시락보다 두 배 넘는 중량(380g)이라지만, 가성비가 미덕인 편의점 도시락이란 점을 감안하면 너무 비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최근 3개월(6~8월) 사이 GS25 도시락 제품군 중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외식 대신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도시락이나 '집밥' 상품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찾는 먹거리인데,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상품이 더 잘 팔리고 있어서다. 저렴한 대체재를 찾으면서도 품질을 따져 제대로 된 한 끼를 즐기겠다는 수요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점, 도시락 5,000원은 넘어야 잘 팔려

한국일보

인플레이션으로 외식 물가가 오르고 있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간편식을 먹고 있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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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과 햄버거 매출이 일제히 오르는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높은 상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GS25의 1~9월 전년 동기 대비 가격대별 도시락 매출 신장률을 보면 4,000원대(25.6%)보다 5,000원대(39.3%) 도시락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햄버거도 1,900원 상품은 28.3%, 3,900원 상품은 52.1% 매출이 늘어 비싼 햄버거가 더 잘 팔렸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는 4,000원 미만 도시락 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반면 5,000원 이상 도시락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6.1%로 나타나기도 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1만 원 내외 비용이 드는 외식과 비교하면 가성비 높은 대안으로 점심시간 직장인의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에서도 비싸지만 품질 좋은 상품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비싼 먹거리라 해도 외식과 비교하면 편의점 상품은 여전히 가성비 좋은 선택지"라며 "최근엔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게 구성이 알찬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했다.

대형마트도 일반 상품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 홈플러스는 1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홈플러스의 프리미엄 PB 브랜드 '홈플러스시그니처'의 온라인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지만,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와 건강을 추구하는 욕구도 동시에 공존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집밥을 즐기려는 흐름이 이어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집밥 시장에서 제품 선택의 기준이 맛뿐 아니라 품질, 성분, 편의성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관련 업계도 분주해졌다. CU와 GS25는 최근 나란히 4,000원대 프리미엄 햄버거를 출시했다. 돼지고기 패티를 사용해 가격을 2,000~3,000원대로 맞췄던 이전과 달리, 100% 순 쇠고기를 쓰는 식으로 품질과 가격을 높인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일반 패스트푸드점 대비 30~40% 저렴하다며 가성비도 강조한다. 오뚜기는 집에서 고급화 외식 메뉴를 즐기는 수요가 증가하자 최근 세계 각지 카레 맛을 담은 프리미엄 라인 오즈키친 카레 4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일반 3분 카레보다 1,800원 비싼 3,380원으로 책정됐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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