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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박정규의 작살]김동연 레드팀,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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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금지’가 경기도를 완전히 뒤집는 의제일까

김동연 지사 화성화재때 아주대 시축행사 참가 부적절 논란…이런걸 지적하는 레드팀원 있을까

페북글 앞다퉈 비판없이 ‘따옴표’ 보도…보도자료만 베끼는 기자도 반성해야

헤럴드경제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지사와 전 서철모 화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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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김동연 경기지사 역작 레드팀은 출발전부터 요란했다. 김 지사는 레드팀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김 지사 뿐만 아니다. 김동연 브랜드로 정착할 수 도 있는 요란한(?) 홍보에 출입기자도, 도민들도 관심이 쏠렸다. 레드팀 팀원은 공개된다. 하지만 어떤 의견을 냈는지는 비공개다. 토론내용은 익명성을 보장한다. 다른 기업도 이렇게 한다. 김 지사는 “첫 회의에서 나온 토론주제에 도청 내 1회용 컵 없애기’ 내용 나와 반갑다”고 했다. “솔선수범할 일들이 주제로 나왔다니 반가웠다”고 했다. 하지만 일회용 컵 없애기 같은 내용은 출범부터 거창했던(?) 레드팀에서 다뤘다는 김 지사 페북글을 읽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회용 컵 없애기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모든 지자체에서 시행했다. 코로나 19 한창일때 다시 식당 등에서 일부 부활했다. 요즘은 일회용컵 사용금지는 모든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일이다. 역설하면 31개 시군이디. 흔해도 너무흔한 소재다.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일회용컵 금지를 경기도청 일부부서는 무시했다는 의미다. 한심한 경기도다.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정을 완전히 뒤집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거창하게 창설한 팀이 레드팀이다. 그러면 그 대상에 김동연도 포함된다. 일회용품 금지자 경기도를 완전히 뒤집어 보는 의제인지 반문한다. 김동연 지사는 레드팀에는 성역이 없다고 해야한다.

#2. 레드팀이란 용어는 김동연 지사가 처음 만든 단어가 아니다. 애플·구글·아마존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의 CEO는 사내 레드팀을 운영하고 있다. 잘 나가는 기업은 꼭 이름이 레드팀이 아니더라도 레드팀 역할을 비슷하게 하는 조직을 갖추고있다.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때 모두 YES라하고, 조직문화가 폐쇄적인 경우 프로젝트 계획 수립단계에서 문제점을 찾기는 힘들다. 그러한 조직문화에서 그 누구도 잘 못 되었다고 쉽게 애기할 수 없다. 특히 공공기관에선 근평·인사가 있어 아무리 그러한 불이익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꽤 성공한 레드팀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김동연 레드팀에 거는 기대가 어느때 보다 컸다. 일회용품 금지가 의제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칭찬했다. 기대가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실감났다. 물론 작은 일부터 조직문화를 바꿔나가는 점에서 난타전을 벌일 생각은 없다. 작은일도 있고, 큰일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이 소개하는 레드팀 첫 성과는 이보다 좀 더 다를 줄 알았다. 원래 당연히 해야할 일회용품 사용금지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레드팀잉 다룰 사안이 아니다. 이것보다 더 큰 난제를 풀어 낼 줄 알았다. 김동연 지사는 흔한소재에 찬사라니 이해불가다.

#3,경기도청에 오래 출입한 기자들에게 물어봤다. 레드팀에서 일회용품 사용금지라는 의제를 다뤘다고 했다. 대부분의 반응은 이렇다. “요란 떨더니 그게 뭐냐”는 반응이다. 차라리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주해 경기도정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정해도 이 정도 레드팀 보다 낫다고 한다. 외부인사가 할 일을 출입기자들이 대신 할 수도 있다. 기자들이 지적하면 ‘역적’이 되고 레드팀이 하면 ‘대단한 아이디어’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경기도내에는 보도자료만 작성하는 기자들을 제외하고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기자들이 많다. 김동연 지사 페북글을 따옴표를 써서 경쟁적으로 그대로 베끼는 기자들도 반성해야한다. 기자는 항상 비판 의식을 가져야한다. 보도자료만 쓰는 홍보 맨이나 주면 받아먹는 개 돼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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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전 화성시장이 공개한 자신의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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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드팀은 이제 시작단계다. 그래서 폄하할 뜻은 전혀 없다. 하지만 조언은 하고싶다. 첫 단추를 일회용품 금지같은 흔한 소재(?)로 접근하면 안된다. ‘수준이하’라는 평을 받는다. 큰그림을 봐야한다. 작은 쟁점에 올인하지말고 큰 틀에서 접근해야한다. 접근뿐만 아니라 대책도 함께 내놔야한다. 공공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레드팀 만큼은 일반 사기업과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야한다. 이런 것은 외부 인사가 리드해야 할 임무다. 내가 보는 경기도정은 크고 작은 문제가 많다. 기사로 많이 쓴다. 김동연 지사가 뒤집는다고 하니 김동연도 레드팀의 의제로부터 예외는 아니다. 화성 화재 발생에 김 지사 아주대 축구경기 참가는 적절성 논란이 됐다. 도청 이미지 추락이다. 하지만 감히 레드팀원 중 누가 이런걸 지적할 수 있겠는가. 레드팀은 그 정도 내공을 가져야한다. 경기도를 뒤집어놓겠다는 배짱과 호언을 김 지사가 먼저 했다. 뭐가 두려운가. 레드팀도 그만한 배짱이 있어야한다. 김 지사 행보를 질타해야한다. 그 정도의 일도 못한다면 레드팀은 가망없다.

#5.친환경 문제가 나와 한 지자체장을 소개한다. 김동연 지사 가방에는 이런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 서철모 전 화성시장이 2021년 4월22일 자신의 가방을 공개했다. 가방에는 친환경 아이템이 가득하다. 서 시장 가방속에는 ▷종이컵 대신 ‘텀블러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 ▷플라스틱 빨대 대신 ‘다회용 빨대’ 등이 들어있었다. 그는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확실히 종이컵을 사용하는 일이 줄었다. 하루 마시는 커피를 3잔으로 가정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면 1년에 1095개의 종이컵을 아낄 수 있는데, 한 그루의 나무로 종이컵 250개가 생산된다고 하니 1년이면 4.38그루의 나무를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손을 씻고 나서 종이타월을 사용하는 습관을 손수건으로 바꾸기만 해도 연간 10.5kg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온실가스를 줄이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생물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워낙 얇아서 햇볕이나 바람에 의해 쉽게 조각나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해양생물의 몸에 축적돼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보다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하는 이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모이고 함께 노력하면,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고 했다. 화성시에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지 오래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일회용품 사용금지가 이뤄졌다. 경기도청만큼은 잘 지켜지지않는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이건 레드팀의 첫 의제에서 다룰 일이라고 보기엔 좀 작은 문제다. 처음부터 큰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좀 더 큰 조직 문제에 접근하고 김동연 지사와 일합을 겨눌수 있는 레드팀이 됐으면 한다. 김동연과 일합을 겨눌 수 없는 배짱있는 레드팀이아니라면 이름만 거창하지 실속없고 의미없는 팀이라는 오명을 받게된다. ‘경기도를 뒤집어 보겠다’고 호언장담한 김동연은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찬사를 보냈다. 이게 경기도를 뒤집어 보겠다는 한 의제에 해당하는지 반문한다. 레드팀의 첫 회의를 잘못을 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망은 크다. 김동연이 아닌 경기도민들로부터 사랑받아 ‘역시 레드팀’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면 좋겠다. 레드팀은 김동연 브랜드로 아니다. 김동연 지사부터 반성해야할 일이 많다. 주군이 문제 있으면 병사들이 힘들다. 김동연 지사는 전 서철모 화성시장의 행정을 공부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은 남들이 생각치 못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다. 흥행돌풍 SNS대통령이란 별칭이 적절하다. 남이 다 하는 일을 레드팀의 첫 의제중 하나라고 찬사를 보내는 김동연의 뇌구조가 이해불가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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