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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미 반도체법의 힘... 해외 가려던 마이크론도 뉴욕에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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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쟁 업체
뉴욕주 공장 신설에 142조 투입
한국일보

마이크론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북부 클레이에 대형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마이크론 공장이 들어서게 될 클레이 상공. 클레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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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이 자국 본토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마이크론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쫓는 세계 3위 업체다. 마이크론이 신규 공장 부지로 미국을 정한 것은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산업 육성법 효과를 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이 뉴욕주 북부 시러큐스 인근의 클레이(Clay)에 대형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공장에는 앞으로 20년간 1,000억 달러(약 142조300억 원)가 투입된다. WSJ는 "미국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시설"이라고 했다. 현재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는 170억 달러가 들어갔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미국에선 주로 연구개발(R&D)을 하고,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에 위치한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미 의회의 반도체 육성법 통과 이후 신규 공장을 미국 본토에 세우기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체 육성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52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육성법이 없었다면 당연히 이 같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지역 중에서도 뉴욕주를 고른 데는 다소간의 정치적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는 반도체 육성법 통과에 적극적이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반도체육성법과는 별개로 뉴욕 주정부도 마이크론 공장 유치를 위해 주정부 지원액 중 역대 최대 규모인 55억 달러(약 7조8,100억 원)의 지원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머 원내대표는 "미국은 반도체 연구 분야를 선도하지만 생산 공장은 외국으로 빠져나간 상태"라며 "이런 상황은 이제부터 뒤바뀔 것"이라고 마이크론의 결정을 환영했다.

백악관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마이크론의 투자 결정은) 미국의 또 다른 승리"라며 “뉴욕주 북부에 수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론 뉴욕 공장은 신규 일자리 약 5만 개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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