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 중심으로 ‘바다 위 LNG 터미널’ FSRU 수요 급증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급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한국조선해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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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 4757억 규모 건조 계약
전쟁으로 러 가스 공급 차질에
독일·핀란드 등 저장고 확보 러시
국내 기술 독보적…발주 늘어날 듯
러시아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대란으로 인해 ‘바다 위 LNG 터미널’이라고 불리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미국의 LNG 공급업체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와 4757억원 규모의 17만㎥급 LNG FSRU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천연가스는 특성상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액화시켜 선박 등으로 이동한 뒤 다시 기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LNG를 저장하고 재기화하는 설비인 FSRU는 ‘떠다니는 LNG 터미널’이라 불린다. 해상 이동이 가능하며 배관만 연결하면 기화된 가스를 육지로 바로 공급할 수도 있다.
전 세계 LNG 수입량의 12%가량이 FSRU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엑셀러레이트 에너지는 FSRU를 운영·임대하는 기업이다.
FSRU의 가격은 척당 약 3억~4억달러에 이른다. 육상 LNG 터미널 대비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공사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까지는 육상 터미널을 확보하기 어려운 동남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유럽 국가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독일·네덜란드·핀란드·에스토니아 등은 올해 FSRU 임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가스 저장수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25개의 FSRU를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가 최근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까지 폭파시킨 것으로 알려져 안정적 가스공급 수요는 더 커졌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뿐만 아니라 FSRU 건조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건조된 FSRU 35척 가운데 33척을 국내 조선사가 만들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을 내리면서 FSRU 기술을 바탕으로 LNG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한국조선해양의 FSRU 계약은 올해 들어 세계 최초로 이뤄진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많은 문의가 들어왔고 이제 계약이 체결되면서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지금도 발주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실제 수주도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FSRU는 2026년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날 한국조선해양은 총 1조6201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 계약도 덴마크 선사 머스크로부터 수주했다고도 밝혔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질소산화물·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해당 선박들은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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