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현대삼호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영암=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수주 호황에도 날로 가중되는 전남 서남권 조선업 인력난 해결을 위해 단기 외국인 근로자 활용과 국내 인력·숙련공 양성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2일 현대삼호중공업 등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과 산업연구원 주관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이 후원한 '전남 서남권 조선산업 인력 정책 연구 토론회'가 지난 11일 호텔현대(목포)에서 열렸다.

최근 수주 물량 급증에도 장기간 지속된 불황과 코로나19,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영암 대불국가산단 내 생산기술 인력 부족 문제의 해결책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영암 대불산단 조선소들은 최근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내 배후도시인 목포, 영암, 무안 등 전남 서남권의 인구가 약 40만명으로 500만 명이 넘는 부산, 울산, 거제 등 동남권의 10%에도 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인력난 타개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호황기에 대규모로 인력을 고용했다가 불황기에 구조조정하는 방식은 더는 안 된다"면서 "단기 외국인 근로자로 시황 변동에 대응함과 동시에 국내 인력과 외국인 숙련공을 육성함으로써 적정 규모의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이 찾아오는 조선소를 위한 이미지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종식 부연구위원은 "조선업이 저평가되면서 대한민국 선박을 책임질 젊은 인력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자동화 도입, 편의시설 확충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숙련도나 기량 향상에 따른 점진적 임금 인상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관련 주체 간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센터장은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전남 서남권의 조선업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인 외국인력 공급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허가제 비자 기간 연장(총 12년), 지역특화형 비자의 거주지 제약 개선, 비합법 외국인 양성화 등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민관산학이 협력해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국인력 송출 제도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량 테스트가 끝나도 송출까지 최소 11주가 소요되며, E-7 비자 제도개선 후 현지 국가의 행정처리도 지연돼 입국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두연 전남대불산학융합원장원장은 인력난 해소를 위한 스마트 자동화 방안도 건의했다.

조 원장은 "조선업은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생산 산업으로 자동화가 어렵지만, 절단·용접 등 기초 작업부터 도입해나가면 점차 공정이 효율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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