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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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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에 기부한 돈, 틱톡이 70% 떼갔다" BBC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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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기부액 15만원인데 잔액은 2만7000원"

틱톡 "착취적 구걸 행위 근절 조치 취하겠다"

아시아경제

시리아 난민캠프의 거주자들이 틱톡을 통해 모금 영상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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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중국 대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시리아 난민의 모금 영상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난민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얻은 수익금의 극히 일부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캠프 거주자들은 틱톡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통해 기부를 요청하고, 화폐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선물을 받고 있다.

6명의 딸을 둔 모나 알리 알카림은 틱톡에 매일 모금 영상을 올린다. 그는 몇시간 동안 텐트 바닥에 앉아 "좋아요 눌러주세요", "공유해주세요", "선물 주세요" 등 알고 있는 몇 가지 영어 문장을 반복한다. 공습으로 알카림은 남편을 잃었고, 그의 딸 샤리파는 시각 장애인이 됐다.

BBC에 따르면 이같은 영상은 브로커들에 의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틱톡 중개인'들은 난민들에게 휴대폰 등 장비를 제공해 모금 영상을 찍도록 돕고 그 대가로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고 있다.

BBC는 5개월 동안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생중계되는 30개의 틱톡 계정을 추적한 결과 시간당 최대 1000달러 상당의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있음을 알아냈다. 하지만 실제 난민들은 이 수익의 극히 일부만을 받고 있었다.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틱톡 측은 수익에 대해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에 BBC는 시리아 난민캠프에 살고 있다고 가장해 틱톡 계정을 만든 뒤 모금 영상을 올리는 실험을 했다. 런던에 있는 BBC 직원이 다른 계정을 통해 106달러(약 15만1000원) 상당의 디지털 선물을 보냈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이 끝났을 때 이 실험의 계정이 벌어들인 수익은 33달러(약 4만7000원)에 불과했다. 틱톡이 선물 가치의 약 69%를 가져간 셈이다.

심지어 잔액 33달러를 현지 상점에서 인출할 때 수수료 10%가 추가로 빠져나갔고, 틱톡 중개인들이 35%를 가져갔다. 결국 남은 금액은 단 19달러(2만7000원)에 불과했다.

최근 시리아의 한 난민 가족에게 330달러(약 47만원)를 기부한 인플루언서 케이스 메이슨은 "말이 되지 않는다. 시리아 가족들에게 불공정하다"며 분개했다. 그는 그간 다른 틱톡 이용자들에게도 기부를 독려해왔다.

틱톡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모금)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허용되지 않으며 디지털 선물로 인한 수수료는 70% 미만"이라면서도 정확한 금액의 확인을 거부했다. 또 "착취적인 구걸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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