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e기업]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인터뷰
팹리스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업
5G용 '광부품 일체형 폰스틱' 세계 첫 상용화
25기가 폰스틱 개발로 선발주자 도약
공모가 희망범위 2만1200~2만6500원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진=자람테크놀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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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이 같은 비전을 힘줘 말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지난 2000년 1월 설립된 팹리스(fabless)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백 대표가 자람테크놀로지를 세운 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가 계기가 됐다. IMF 빅딜로 LG반도체가 현대전자와 합병되면서 프로세서(processor) 설계 부문이 사라졌고, 해당 기술이 사장되기에는 아깝다는 판단에 직접 회사를 만들었다.
팹리스 불모지서 통신반도체 전문업체로
백 대표는 팹리스 불모지인 한국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자신 있게 설립할 수 있던 건 기술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자람테크놀로지는 설립 초기부터 자체 설계한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DSP)’ 지적재산권(IP)을 대만과 유럽 등에 기술이전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5G 통신반도체 업체로 거듭나며 한 번 더 성장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노키아에 5G 통신반도체를 납품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5G 기지국 연결에 사용되는 통신반도체 ‘XGSPON 시스템온칩(SoC)’과 이 반도체를 광부품과 결합한 ‘XGSPON 스틱’을 공급하고 있다. XGSPON 스틱을 사용하면 5G 코어망과 기지국을 일대일로 연결할 필요 없이, 하나의 코어망으로부터 여러 기지국에 광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인 노키아는 이미 자체 제품을 개발했지만 자람테크놀로지의 통신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0기가(G) 속도의 XGSPON 스틱을 상용화한 업체는 자람테크놀로지뿐이기 때문이다. XGSPON 스틱이 무선 기지국에서 사용되려면 전력 표준을 맞춰야 하는데, 이 표준을 충족하는 건 자람테크놀로지 제품이 유일하다. 타사 제품의 경우 전력 표준을 맞추기 위해 방열판을 탑재해야 하지만 자람테크놀로지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어 효율성이 높다. 더욱이 5G 이동 중 기지국이 바뀌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시간 지연을 최소화하는 고정밀 시각동기화 기술도 탑재됐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통신반도체 샘플을 구입하거나 납품 중인 곳은 미국, 일본, 인도, 독일, 영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등 13개 국가 20여곳이다. 글로벌 5G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진출 국가는 더 늘어날 여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백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노키아, 캘릭스가 주요 고객사였지만 5G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 3개월 동안 고객업체가 8~9개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43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9200만원으로 251.8% 확대됐다. 5G 사용이 본격화되는 2024년부터 중소형 기지국 설치가 크게 팽창하면서 실적이 본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오는 2027년까지 세계에서 5G가 보편화되면서 최소 1300만개의 기지국이 설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세계 첫 25기가 PON스틱 상용화 도전
자람테크놀로지는 5G 통신반도체 후발 기업에서 선발주자로 도약하기 위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상용화된 10기가 제품을 뛰어넘는 25기가 PON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25기가 제품에 대한 미국 주도의 세계 표준은 올해 2월 결정됐다. 현재 개발 로드맵을 발표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자람테크놀로지는 25기가 제품 샘플을 내년 2분기에 출시하고, 오는 2024년부터 본격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선다. 프로세서 및 저전력 반도체칩 설계 기술은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용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사업 범위를 확대해 수익 창출원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성이나 사업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도 추진한다. 백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퀄컴과 같은 주요 팹리스 회사가 나올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과 적극적으로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1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1200~2만6500원이다. 공모금액 최대는 265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이달 31일부터 오는 11월1일까지 진행한다. 일반청약은 다음 달 7~8일 실시하고, 11월 중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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