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트집 잡은 ‘남측 포사격’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발사 무력도발 대응 차원으로 지난 6월6일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주한미군 제공) 2022.6.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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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14일에 걸쳐 연쇄 도발하며 문제 삼은 우리 측의 ‘전방 지역 10시간 포사격’은 주한미군이 13일 철원 지역에서 실시한 다연장로켓체계(MLRS) 연습탄 사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훈련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남쪽 방향으로 사격이 이뤄진 정상적인 훈련으로, 예고까지 됐다. 북한이 도발 빌미를 만들기 위해 트집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14일 연쇄적으로 이뤄진 자신들의 군용기 무력 시위와 동·서해상 포격,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남조선군이 전방 지역에서 무려 10시간에 걸쳐 포 사격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마치 우리 군이 강원도 전방 지역에서 북쪽을 향해 포격을 가한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총참모부는 “우리 군대는 전선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남조선 군부의 무분별한 군사 활동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포사격은 사전에 계획된 훈련으로 9·19 군사합의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9·19 합의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내에선 포격을 못 하게 돼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강원도 철원 사격장에서 MLRS를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군 관계자는 “(미군) 사격 지점은 5㎞보다 훨씬 이남이었고 남쪽으로 연습탄 사격을 해서 9·19 합의와 무관하다”고 했다. 후방에 있는 사격장에서 그보다 더 후방에 있는 탄착 지역을 향해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훈련은 이미 계획된 것이었고 지역 주민 소음이나 피해 등을 우려한 공지도 관공서를 통해 수일 전에 이뤄졌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연습탄은 탄두 재질이 실탄과 달라 목표물을 관통하기 어렵고 살상력도 떨어진다. 주한미군은 매년 정기적으로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북한이 자신들의 위반을 덮기 위해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수법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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