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업 시황은 꾸준히 회복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글로벌 발주량은 5229만CGT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수주량은 지난해 1746만CGT로 8년 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친환경 선박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한편에선 IMO(국제해사기구)의 온실가스 규제 강화를 비롯해 해운·조선 업계의 전방위적인 친환경, 디지털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럴 때 국내 조선업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려면 인력난과 경쟁국 추격, 중소 업체의 경쟁력 부족 같은 3대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조선업 인력확충 전략 |
우선 생산·기술 분야 인력을 종합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최대 64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 연간 활용 가능 기간을 90일에서 180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걸 검토한다. 국내 근로자의 노동 시간을 늘려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실질 임금도 개선한다는 취지다.
유능한 외국 인력도 최대한 확보한다. E-9(단순노무) 비자로 5년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가 평가를 거쳐 E-7-4(숙련기능) 비자로 전환될 때 조선업 쿼터를 별도 신설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조선업에서만 100~200명 정도 배정될 예정이다. 인력 도입 조건 완화, 신청 서류 간소화 등 제도 보완을 추진하고, 의사소통이 원활해 현장에서 선호하는 외국인 유학생 기능 인력도 더 받기로 했다.
인력 양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기업 수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으로 생산 인력의 신속한 현장 투입을 이끌기로 했다. 현재 교육 수료생이 조선업계에 취업할 때 월 60만원씩 2개월 주는 채용지원금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등 취업 지원도 확대한다.
미래 선박 시장을 주도할 친환경·디지털 분야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 고부가 선박 점유율 75% 달성 목표 속에 LNG선 고도화, 무탄소 선박 기술 개발 등에 적극 나선다. 2026년까지 선원이 승선하지 않아도 원격제어로 운항 가능한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도 추진한다. 디지털 공정 시스템인 ‘스마트야드’ 기술을 개발·보급해 중소 조선사, 기자재 업계에 적용할 예정이다. 노후 LNG 운반선의 FSRU(해상 운송 LNG의 육상공급 시설) 개조 등 고부가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국내 조선 업계의 수출 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조선사도 수주 활동에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선수급 환급보증(RG)을 적기에 발급하고, 대형 조선사엔 RG 한도 부족시 무역보험공사의 특례보증도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형 조선소를 위한 기술 컨설팅과 함께 대형사 친환경 핵심기술의 중형 조선소 이전·지원 등 업계 상생도 강화할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조선업 초격차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핵심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호황기에 기금을 마련하고 불황기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향후 RG 발급 시 시장 여건을 고려하고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한 관계부처 공동 연구용역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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