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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올 들어 8월까지 '일터'에서 432명 사망...도마 위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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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8월까지 산재 사망 근로자 432명

SPC 계열 샤니 근로자 손가락 절단...허영인 회장 사과 후 이틀 만

23일엔 '안성 추락사고' SGC이테크건설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입건

고용부 토론회선 "중대재해 감소 목표 OECD 평균이하 맞출 필요 없다" 주장도



헤럴드경제

21일 오후 1시 5분께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한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8명이 추락했다. 이 중 3명이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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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10월 들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당장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사인 SPL 20대 여성 근로자가 식품 혼합기에 끼여 사망한 사고 후 8일 만에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1일에는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선 붕괴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줄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말 발표할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는 432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9명 줄었지만, 큰 차이가 없다. 중대재해 사고 건수도 올해 1~9월 400건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29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다만 중대재해법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재해법 관련 기업친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이달 말 고용부가 발표하는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안에 경영자에 대한 ‘면책 조항’이 담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고용부가 개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에선 경영자 처벌 위주의 네거티브 방식에서 노사가 함께 건강과 안전을 핵심 가치로 수용해 ‘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안전에 대한 규제가 반드시 안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며 경영자 처벌 위주의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중대재해 감소 목표를 OECD 평균 이하로 맞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시행령 조항은 오히려 그 담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근로자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빵 상자를 옮기는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샤니는 지난 15일 경기 평택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그룹 계열 SPL과 같은 SPC그룹 계열사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이 뿐 아니다.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는 지난 21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근로자 5명이 10여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은 머리 등을 다쳤다. 고용부는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사고가 재발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철저히 규명해 사고 책임자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용부는 SPC 그룹에 대해 이번 주 안에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에선 땜질식 단속으론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거세다. 고용부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매월 2차례 전국 고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의 날’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의 1, 2위는 ‘떨어짐 사고(351명·42.4%)’와 ‘끼임 사고(95명·11.5%)’였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19일 기준 고용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사건은 56건, 압수수색 횟수는 23건에 불과했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21건뿐이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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