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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에 여당 긴급회의···‘긴급 행동수칙’ 배포[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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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30일 이태원 참사에 정치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당원들에게 음주 자제 등 ‘국가 애도 기간 긴급 행동수칙’을 배포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인명 피해가 나온 참사가 발생하자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하면서 사태 수습에 주력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돼 있던 레고랜드 사태 대응 방안 관련 고위당정협의회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대신 오전 9시쯤 이태원 참사 수습 등을 위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날 지역구에 있었던 주호영 원내대표, 김상훈 비대위원, 박정하 수석대변인 등은 이날 오전 황급히 상경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여당의 한 책임자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참으로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는 현장 수습과 사상자 치료에 집중해주시고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 불요불급한 행정적인 보고, 불필요한 현장 방문이 구호 활동과 사고수습에 지장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비통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사고 수습과 사상자 대책에 집중하고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 당협지구당에 불요불급한 행사와 축제의 자제를 지시했다”며 “애도 기간을 통해서 희생자들에게 위로와 애도를 전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등 당원들에게 11월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 동안 긴급 행동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긴급 행동수칙은 각별히 언행에 주의,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 자제, 음주 행위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 자제, 공식행사에서 검은 리본 달기, 축제성 행사 참석 자제, 의원 명의나 당 명의로 된 정치 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지역구 활동을 비롯한 정치활동 일체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 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며 “아울러 사고 수습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 알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태원 참사로 다음달 1일 예정돼 있었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첫 회의도 국가 애도 기간 이후로 미뤄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구호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이날 사고 현장 방문도 하지 않았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이 방문하게 되면 수습하는데 오히려 더 지장을 주지 않을지 염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대응 관련 당내 태스크포스(TF)도 현재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들지 않기로 했다. 양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사고 현장 수습을 행정부, 대통령실에서 주도하고 있는데 여당이 지금 (TF를 꾸려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건 오히려 혼란만 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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