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담화 통해 "모든 후과 책임져야"
美의 '핵전쟁 각본' 마지막 단계라고 주장
전문가 "한반도 긴장 높이는 악순환 빠져"
한미 공군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을 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참가한 한국 공군 F-35A 전투기가 청주기지 활주로를 이륙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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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10월 17일부터 28일까지 남조선 전역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남조선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됐다”면서 “미국과 남조선의 지속적인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하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 정세는 또다시 엄중한 강대강 대결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일본에 기지를 둔 ‘F-35B’ 스텔스전투기를 포함해 수백여대의 각종 전투기들이 동원되는 이번 훈련은 조선반도 유사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목적을 둔 침략형 전쟁연습”이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으로 확대된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의 핵전쟁 각본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외무성은 “미국은 자기의 안보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엄중한 사태의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무익무효의 전쟁연습 소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초래되는 모든 후과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주권국가의 ‘정권종말’을 핵전략의 주요 목표로 삼고있는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하는 경우 자기도 대등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한미는 양국의 군용기 240여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5년 만에 재개해 오는 4일까지 실시한다.
미국 해병대 제242 전투기 공격비행대대(VMFA-242)가 운용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B 4대가 군산 기지에 착륙했다고 주한 미 7공군사령부가 1일 밝혔다. 이들 전력은 지난달 31일 시작해 오는 4일까지 이어지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으로 전개했다. 사진은 군산기지에 착륙한 미국 F-35B 전투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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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의 무력시위와 한미의 군사적 대응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악순환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결국 7차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한차례가 아닌 연속적으로, 동시적으로 감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는 이웃 대만보다 더 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비난과 함께 강대강 맞대응의 군사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며 “군사적 조치의 시기는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예상되고 내용은 화성15형 또는 17형 등의 ICBM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정부는 대북 특사 파견,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운영, 4자 또는 6자회담 제의, 북미직접대화 촉구, 국제기구나 중국에게 중재자 요청 등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배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국방성이나 당군사위 담화가 아닌 외무성 담화라서 외교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해석하고 싶으나, 군당국은 행동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외교의 문을 새롭게 연 것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당장이라도 일기 상황이 맞고 기술적 준비도 완벽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할 수 있겠다”면서도 “미국 중간선거 여론에 과거처럼 큰 영향을 행사할 수 없고, 남측이 국가 애도 기간이라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워 이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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