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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미디어포털과 '플랫폼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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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오징어 게임'이 미국 TV방송계 최고 권위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는 눈부신 쾌거를 이룩했다. 국민 한 사람으로 또 국내 미디어 업계 종사자로서 가슴 벅찬 큰 박수를 보냈다. 세계가 보는 가운데 K-콘텐츠가 명실공히 최고로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2의 오징어 게임'을 꿈꾸는 국내 역량 있는 제작사와 기획사에도 귀감이자 희망이 됐을 것이다. 동시에 한편에서는 대한민국 미디어 생태계 관점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비롯해 '콘텐츠'가 우선이냐 '플랫폼'이 우선이냐는 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KT그룹의 신생 채널 'ENA'에 방영됐지만 최고 시청률 20% 넘어가며 올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와 그것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플랫폼 모두 중요한 축이며 이 모두를 아우르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해 국가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하는 것이 KT그룹의 중대한 현안이기도 하다.

필자는 '플랫폼' 관점에서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00년대 중후반 IPTV의 등장은 소비자 시청 패턴을 바꾸고 영상 콘텐츠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촉발했다. 콘텐츠는 일반 상품과 달리 비경합성을 가지고 있어 동일 콘텐츠의 2차 이용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됐다. IPTV 촉발로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은 2009년 약 21조원에서 2020년 43조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했고 동기간 유료방송 이용자 중 IPTV 가입자 비율은 7.7%에서 50%로 확대됐다. IPTV는 소비자에게 용이성과 즉시성을 제공했고 콘텐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볼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시장 환경 속에서 모바일 네트워크 진화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급성장이 미디어 생태계에 커다란 물살을 일으켰다.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행태 또한 개인화, 모바일화되면서 경계 없는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는 지니TV IPTV 서비스를 통해 국내 1위 방송 플랫폼이자 홈 미디어 시장의 중요한 축을 맡아 생태계를 견인하고 있는 KT의 책임과 사명을 다시 한번 무겁게 했다. 단순히 콘텐츠만 전달하는 플랫폼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고객 삶을 더욱 편리하게 그리고 더 많은 서비스가 미디어와 어우러져 선순환 발전할 수 있는 변곡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KT는 차근차근 미디어 진화를 도모해왔다. 2017년 인공지능(AI)스피커를 탑재한 국내 최초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출시했고, TV와 연계한 홈 비서 기능을 함께 제공하면서 2021년 국내 가입자 35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IPTV의 역할은 미디어 시장뿐만 아니라 가정내 많은 융합서비스 혁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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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9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1위 홈미디어 서비스로서 발전과 도약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를 거듭해왔고 최근 IPTV 서비스 브랜드를 '올레 tv'에서 '지니TV'로 바꾸고 '미디어포털'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IPTV 진화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미디어 포털은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는 새로운 이용자인터페이스(UI)를 의미한다. 지니TV에 OTT서비스 전용관을 신설해 스마트TV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OTT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국내외 OTT 서비스 제휴를 확대할 예정으로 젊은 세대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빅데이터 기반 특화 'AI 큐레이션'으로 가정마다 가장 선호할만한 콘텐츠 전용관을 첫 화면으로 추천해주는 맞춤형 UI를 제공한다. 원하는 콘텐츠를 말하면 주문형비디오(VoD)는 기본 실시간 채널, TV앱, 음악, 유튜브 콘텐츠까지 한번에 통합 검색도 해준다. 뿐만 아니라 '지니앱스'에는 기존 TV앱 외에 지니픽 메뉴를 신설해 반려동물 케어, 안구건강관리 등 지난 7월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중소 파트너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1위 IPTV사업자가 서비스를 OTT, 유튜브에 개방하고 수용하고 모든 콘텐츠를 한번에 담는 것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더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고 국내 유료방송 생태계 측면에서는 OTT와 방송채널제공사업자(PP),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는 것이다.

또 미디어 포털 전략은 미디어 시장 생태계 확장과 동시에 버티컬 산업의 디지털전환(DX)을 이끌어 거실 TV도 기존 개념을 넘어 스마트홈의 중심으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콘텐츠 소비를 넘어 고객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자연스럽게 타산업의 혁신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홈쇼핑, 셋톱박스 제조사 같은 기존 파트너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유통 등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잉태하고 있는 많은 기업의 성장의 장이 되고자 한다.

지니TV가 지향하는 '플랫폼의 플랫폼' 전략은 1차적으로는 KT 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기반의 미디어 생태계 활성화로 K-콘텐츠가 잘 성장할 수 있는 우수한 토양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AI 홈미디어를 넘어 유수한 기업들의 혁신 서비스를 이질감 없이 만날 수 있도록 하고 그 운동장을 넓혀 나간다는 목표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K-콘텐츠 또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혁신 서비스 뒤에는 지니 TV가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이 멀지 않아 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훈배 KT 미디어사업본부장

◇김훈배 본부장은…

1996년 KT에 입사해 콘텐츠, 신사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김 본부장은 전략 앱 담당 KT 뮤직 부사장,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을 거쳤다. 2019년 지니뮤직 대표이사를 지내고 2020년 KT에 복귀, 커스터머신사업본부장을 거쳐 현재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탁월한 콘텐츠 발굴과 플랫폼 전략으로 KT의 미디어플랫폼 사업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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