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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 배터리 솔루션으로 韓기업 동반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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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한국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로서 자부심이 크다."

박중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코리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TI 한국법인은 1988년 설립된 후 국내 고객사들과 끈끈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반도체 산업은 물론 전자제품 시장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격변의 상황 속에서 TI와 협력해 기술 난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고객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산업용 및 개인용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최근 차량 전동화, 전장화 및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필두로 차량용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기차에 효율적으로 동력을 공급하는 방법을 비롯해 엔지니어들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해 글로벌 IT 공급망에 어려움이 많았다. TI의 공급망 관리 노력이 궁금하다.

▷TI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함께 향후 수십 년간의 수요에 대응해 장기적인 제조 역량을 갖추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타주 리하이의 LFAB를 인수했고, 올해는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있는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프로세싱 300㎜ 반도체 웨이퍼 제조 공장 두 곳을 착공했다. 텍사스주 리처드슨의 기존 용지에 TI의 세 번째 300㎜ 웨이퍼 팹이자 최대 규모 아날로그 팹인 'RFAB2'가 올 하반기에 첫 생산을 시작했다.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적 투자는 고객 수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TI코리아는 한국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미국 본사와도 전략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혁신도 중요한 이슈다. TI가 다른 경쟁사 대비 어떤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TI는 8만개 이상 제품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특히 차량용, 산업용 및 전력 관리 설계에 중점을 두고 설계 엔지니어들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 솔루션 중 하나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 (BMS)과 질화갈륨 (GaN) 기술이 대표적이다.

―차량용 배터리 솔루션의 경우 무선 BMS가 업계 화두로 부상했다.

▷그렇다. 배터리 모듈마다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 유선 BMS와 달리, 무선 BMS는 배터리 셀 정보를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조립이 쉽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관건은 무선 BMS가 성능은 물론 뛰어난 신뢰성과 안전성, 보안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기존의 어떠한 표준 프로토콜도 오늘날 무선 BMS가 요구하는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TI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동차 배터리의 실제 사용 사례를 고려해 독자적인 무선 BMS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었다. TI의 CC2662R―Q1 무선 마이크로컨트롤러(MCU)에서 실행되는 무선 BMS 프로토콜은 99.999% 이상의 뛰어난 네트워크 가용성을 제공하며 혹독한 환경에서도 무선 BMS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또 2.4㎓ 무선 BMS 프로토콜은 노드당 1000분의 2초(2㎳·밀리세컨드) 미만 지연 속도와 최대 1.2Mbps에 달하는 업계 최고의 데이터 처리량을 제공한다. '안전'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TI의 무선 프로토콜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유연한 배터리 아키텍처와 저전력으로 시스템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한다.

―GaN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GaN은 실리콘에 비해 뛰어난 항복전압으로 고전압 동작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전기차 배터리 설계 및 테스트 시장에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떠오르고 있다. 테스트 장비의 채널 밀도를 높이고 전반적인 효율성을 개선하며 시스템 비용을 낮추는 해결책 중 하나가 바로 TI의 GaN 기술이다. 일체형 드라이버가 탑재된 GaN FET(전계효과 트랜지스터)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깔끔한 스위칭을 구현할 수 있다.

TI GaN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하면 500㎑ 이상의 스위칭 주파수를 달성할 수 있어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부품 크기를 최대 60% 줄이고, 시스템 비용 역시 절감한다. GaN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경계를 넓혀 가며 산업 및 재생 가능 에너지 시장의 기존 실리콘 기반 전원 솔루션을 대체하고 있다.

―내년 반도체 시황을 어떻게 보는지. 이에 대비한 TI의 사업 전략은.

▷반도체 시장 수요는 항상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거시적 안목에서 보면 상승, 하강을 반복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전체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 시장에 좀 더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완성차 시장에서 높아지는 고객사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충족할지에 대한 전략도 궁금하다.

▷자동차 산업은 계속 빠르게 발전하며 특히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누구도 전기차에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또, 소비자는 내연기관차 수준의 주행거리와 충전 빈도를 기대한다. TI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파워트레인 영역에서 보면 TI의 배터리 관리 기술은 업계 최고의 배터리 모니터링 정확도를 통해 배터리 팩에 추가 충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최대 25%까지 더 늘리는 동시에, 더 저렴하고 안전한 배터리 셀 화학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시스템 비용을 절감시킨다.

TI는 반도체를 통해 전자기기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게 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한국 고객들이 편하고, 안전하고, 이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구현하며 연구부터 개발, 제조, 생산까지 전 과정에서 중요한 동반자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이재철 기자]

▶▶박중서 대표는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공학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과 LG에서 근무한 뒤 2005년 기술 영업 담당으로 TI에 입사해 한국의 핵심 고객사를 담당했다. 2015년에는 미국 본사의 세일즈 매니저로 선임돼 미국 동부와 캐나다 시장을 담당했다. 2016년 TI 코리아의 세일즈 어카운트 이사를 거쳐 2018년 오토모티브 세일즈 부문 이사로 선임되며 TI와 국내 주요 고객사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2019년 TI 코리아 대표에 취임하며 TI의 사업 저변을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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