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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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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팬텀 전투기 추락'에 "연료분사 노즐 결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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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E, 1970년대 도입한 기종

軍 "노후문제로 단정 어려워"

아시아경제

8월12일 오후 공군 F-4E 전투기가 추락한 경기 화성시 서신면 해상에 군 헬기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11시 41분께 경기 수원기지를 이륙해 임무 수행 후 귀환 중이었으며,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에 성공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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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지난 8월 경기 화성시 근처에서 일어난 공군 F-4E 팬텀 전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은 엔진에 연료를 분사하는 노즐의 결함 탓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군은 사고대책위원회를 꾸려 현재까지 파악한 조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공군에 따르면 당시 사고 항공기는 임무를 종료하고 수원기지로 복귀하던 중 우측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에 조종사는 비상 상황을 전파한 뒤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서해 방면으로 항공기 기수를 돌렸다. 이후 화재가 양쪽 엔진으로 확대됐고, 조종사는 해상 어선들이 없는 경로를 택한 후 기수를 유지한 상태에서 비상 탈출(이젝션)을 실시했다.

사고 기체의 잔해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우측 엔진의 연료가 비정상적으로 분사되면서 연소실 일부가 파손됐고 섭씨 1950도, 190psi(프사이·평방 인치당 파운드)에 달하는 고온·고압의 화염이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출된 화염은 엔진 내부는 물론 외부로도 번지면서 연료 탱크까지 확산됐다. 엔진과 연료 탱크 사이에는 2중 단열재 등 보완 장치가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고온·고압의 화염과 연소실이 터지는 상황에선 차단이 어렵다는 게 조사 참여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료의 비정상 분사는 연료를 분사하는 장치인 노즐에 카본이나 다른 이물질이 끼었기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물질 때문에 연료가 한쪽으로 치우쳐 분사됐고 이에 따라 연소실 벽면이 취약해진 끝에 최종적으로 열에 의한 화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연료 탱크 하부로 화염이 치고 올라왔고 이 때문에 연료가 계속 유출됐다"며 "그 결과 조종사가 비행 중에 후방의 불길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처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노즐은 지난해 3월23일 점검을 마쳤고 이후 116시간 사용했다. 해당 부품은 한 차례 해체하고 점검하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비행 때마다 점검할 수 있는 항목은 아니라는 게 공군 측의 설명이다.

이 전투기는 1979년 4월 도입해 40년이 넘었지만, 공군은 노후 문제로 발생한 사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군 관계자는 "엔진 부품 관련 결함으로 인한 화재는 2010년 팬텀에서 한 번 있었고, 다른 신기종에서도 종종 발생한다"며 "항공기가 노후해서 일어난 사고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F-4E 항공기 엔진에 대해 특별전수점검을 시행하고 모든 조종사 및 정비사를 대상으로 교육한 후 비행은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월12일 낮 12시20분께 F-4E 전투기 1대가 경기 화성시 전곡항 남쪽 9㎞ 지점에서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엔진 화재를 인지하고 민가가 없는 해안가 지역으로 기수를 돌려 비상 탈출했으며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구조됐다. F-4E 팬텀은 1959년 출시된 F-4Ⅱ의 파생형으로 1970년대부터 한국에 도입됐다. 전장 19.17m, 기폭 11.76m에 최대 무장 적재량 7.25t, 최대속도 마하 2.27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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