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도 통신 3사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시장 한계에도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증가하는 등 통신 사업 수익성을 높인 데다 신산업으로 분류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비통신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여파로 광고 수입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10일 SK텔레콤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 4조3434억원, 영업이익 46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 영업이익은 18.5% 상승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K텔레콤 5G 가입자가 3분기 말 기준 1247만명까지 올라가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53%를 차지했다"며 "아울러 미디어, 엔터프라이즈(데이터센터·클라우드), AIVERSE(메타버스) 등 신사업에서도 매출이 분야별로 최대 90%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의 올해 1~3분기 누적치를 보면 매출 증가율은 KT(4.3%), SK텔레콤(3.7%), LG유플러스(0.5%) 순이었다. 통신 3사 모두 괄목할 만한 매출 증가율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율에선 KT 18.1%, SK텔레콤 16.7%, LG유플러스 -3.2%로, KT와 SK텔레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희망퇴직 비용(약 450억원)이 일회성 인건비로 추가된 탓으로, 4분기 실적을 보면 역대급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CFO)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036억원이다. 통신 3사는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분기마다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 개선이 뚜렷한 추세다.
이로 인해 올해 통신 3사 영업이익은 2010년 '통신 3사 체제' 출범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3사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2010년에 5조원을 찍은 뒤 정부의 통신요금 규제 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대부분 기간을 3조원대에 머물렀다. 5G 가입자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4조원을 넘은 데 이어 올해는 1~3분기 누적 기준 통신 3사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추세라면 가뿐히 4조원 중후반 클럽에 가입하며 2010년 이후 역대 2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영업이익의 배경엔 1차적으로 매출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 분야의 수익성 개선이 있다.
시장 분석 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7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이로 인해 통신사의 휴대폰 단말기 구입비용은 전년 대비 4~8% 줄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용이 줄고 보조금 출혈 경쟁 등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반면, 요금제가 높은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산업인 비통신 분야에서도 통신사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클라우드·데이터센터·콘텐츠 분야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여서, 전통적인 통신 부문 영업이익률(7~8%)보다 높다. 이들 분야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KT는 계열사를 제외한 본사 기준으로 올해 1~3분기 12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약 28%(3조3700억원)가 미디어, AI 콜센터, 클라우드 등 비통신 분야에서 나왔다. KT 본사 외 계열사 중에선 KT 콘텐츠 자회사의 매출 성장세가 31.2%에 달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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