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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한국 청년(15~29세)들 부채비율이 전 세대에서 가장 높고, 올 하반기 채용 인력 70%가 이공대일 정도로 일자리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물가 급등까지 겹쳐 전 연령대 중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았으며,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로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23.4)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급격한 물가상승이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출한다. 전경련이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로 재구성했다. |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경제적 어려움을 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일자리 미스매치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지난 4개년간(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4만명인데 반해,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4만개로, 대졸자 규모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특히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열 졸업자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반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2020년 기준) 10명 중 4명꼴(3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한 대학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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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고,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들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전경련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은 주거 마련을 위한 전세대출 비중이 높고, 지난 증시 및 부동산 활황기에 다수의 청년이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집을 매수하는 등 채무 부담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올해 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어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경련은 우려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데에는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의 가격 상승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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