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취업난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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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느끼는 경제고통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난은 계속되고 물가는 빠르게 오르면서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4일 공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년층(15∼29세)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5.1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60대가 16.1로 뒤를 이었고, 30대(14.4), 50대(13.3), 40대(12.5) 순이었다. 이 지수는 연령대별 체감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합한 수치로, 경제적 어려움을 나타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청년층을 비롯해 전 연령층의 지수가 높아졌는데, 그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청년층은 2019년 23.4에서 2020·2021년 25.4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지수가 높았다. 청년층의 고통이 유독 가장 큰 이유로는 취업난이 꼽힌다. 실제 올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60대(11.3%), 30대(9.5%)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전경련은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을 지목했다. 지난 4년(2017∼2020년) 동안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데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절반에 그친 것이다. 전경련 측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에 이를 정도로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자산 대비 부채 비율 30% 육박"
청년층 부채 증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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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고물가 역시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키웠다고 봤다. 올 상반기 청년층이 체감한 물가상승률은 5.2%로, 2019년(0.5%) 대비 10배 수준에 달하며, 청년층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의 가격 상승이 몰리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이러한 경제적 고통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48.3%)이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두 배에 달했고,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34.9%)도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은 주거 마련을 위한 전세 대출 비중이 높고 상당수가 지나치게 빚을 많이 내 투자를 하거나 집을 사는 등 채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올해 연말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어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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