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NK경남은행 제공 |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BNK경남은행이 라임자산운용 국내펀드, 크레딧인슈어드(CI)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었다. 앞서 조정을 마친 라임펀드 판매사와 비슷한 수준인데, 경남은행이 이를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경남은행을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은 2019년 158억원 규모의 국내 라임펀드(4개)와 CI펀드(2개) 119억원어치를 판매했으나, 환매 중단으로 210억원(161좌)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못한 상태다.
이에 금감원 분조위는 일반투자자 A씨와 B씨가 제기한 조정안건을 심의한 결과 경남은행에 각 70%와 65%를 배상토록 권고했다. 이어 나머지 투자자에 대해서도 최대 80%, 최소 40%(법인 30%)의 비율로 자율조정을 진행하도록 했다.
분조위는 2건 모두 경남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판매직원이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하거나 고위험 투자대상에 대한 설명을 일부 누락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실제 경남은행 직원은 신청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금융지식 수준이 매우 높음', '기대수익이 높다면 위험이 높아도 상관하지 않음'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정보 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100% 신용보험에 가입해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며 설명을 누락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분조위는 해당 투자자에 대한 경남은행의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이 확인된 만큼 기본배상비율을 30%로 결정했다. 또 투자자보호 노력 미흡으로 고액‧다수의 피해를 발생시킨 책임의 정도 등을 감안해 공통가중비율 20%를 가산하고 투자자 개별상황을 고려한 기타사항 10%도 반영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은 강제성을 띠지 않은 일종의 권고 사항이다. 당사자인 신청인과 금융사가 조정안을 받은 뒤 20일 이내에 이를 수락해야 성립된다. 경남은행은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변이 없는 한 경남은행이 분조위 결과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판매 규모가 크지 않고 소비자와도 원만한 관계를 이어온 바 있어서다. 앞서 경남은행은 라임 사태가 불거지자 투자자에게 환매 중단 금액의 50%를 선지급하는 등 배상 노력을 기울여왔다.
경남은행 측은 "이사회 차원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분조위 권고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나머지 피해투자자에 대해서도 이번 분조위의 배상기준에 따라 조속히 자율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경우 환매연기로 미상환된 계좌에 대한 피해구제가 일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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