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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국방과 무기

폴란드에 미사일 떨어졌지만…‘곡물 수출 합의’는 연장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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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러시아 외교장관과 논의 “아주 긍정적”

젤렌스키,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엔 선 그어


한겨레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흑해를 빠져나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화물선들. 보스포루스 해협/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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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고 이 과정에서 폴란드에도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16일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합의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합의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 유엔 관계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곡물 수출 협정 연장을 논의했다며 이 논의는 “아주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22일 유엔 등 4자의 공동 관리 아래 흑해의 곡물 수출 선박용 항로를 열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120일째인 오는 19일까지 유효한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쪽 중 아무도 반대하지 않으면 다시 120일 간 연장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순조로운 반면 자국의 곡물과 비료 수출은 서방의 제재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우크라이나가 흑해 곡물 수출 항로를 자국 공격에 이용한다며 협정 참여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가 나흘 만에 복귀한 바 있다.

유엔의 흑해 곡물 협정 공동조정센터 자료를 보면, 지난 8월1일 곡물 수출이 본격 시작된 이후 16일까지 모두 1108만7388t의 곡물이 흑해를 통해 전세계로 공급됐다. 이 가운데 41%는 옥수수, 29%는 밀이었다. 유채씨와 해바라기씨 기름은 각각 전체의 7%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스페인(200만t), 터키(150만t), 중국(130만t), 이탈리아(100만t) 등 4개국이 전체 수출량의 53% 가량을 수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곡물 의존도가 높고 식량 상황이 특히 나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된 물량은 전체의 22% 수준인 236만t에 그쳤다.

곡물 협상 연장 논의와 달리, 전쟁을 끝낼 평화 협상 가능성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나 전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와의 협상 재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와 만나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모든 사안을 논의했다”며 러시아의 핵 위협 문제도 논의에 포함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로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 “그들은 우리와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앞서 14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만났다. 미 정부는 이번 정보기관 수장간 접촉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겨울철에 전쟁이 소강 상태에 들어가면 정치적 해결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접촉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군이 조만간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정치적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하지만 겨울이 되면 작전이 자연스레 느려질 수 있다”며 “러시아가 후퇴하면서 정치적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폴란드 동부 국경 지대에 떨어진 미사일이 자국군이 아니라 러시아군이 발사한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사한 요격용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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