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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화이팅하세요!”응원 없었다…거리두기 해제후 첫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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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없어 반바지 수험생 등장
아이돌 수험생 보러 팬 몰리기도
마트 근처서 습득한 수험표 2장
경찰, 1시간 넘게 조회한 끝에 전달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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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가족과 친지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하나둘 시험장 교문으로 들어섰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지만 코로나 3년 차를 맞은 올해 수능도 떠들썩한 응원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 한파’가 비껴간 덕분에 수험생들은 청량한 가을 하늘 아래서 입실할 수 있었다. 겨울 외투를 입고 나선 수험생도 있었지만 반바지 차림의 학생도 이따금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7시께 송파구 방산고등학교 앞은 수험생들을 들여보내는 가족과 친구로 북적였다. 밝은 표정으로 아들과 ‘인증샷’까지 찍은 김 모씨(47)는 “수능을 보러 들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교문 앞에서 가족끼리 사진을 찍었다”며 “부담도록 평소에 좋아하던 동그랑땡과 계란국 등을 점심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친구를 응원하러 온 박모양(18)은 “검정고시를 봐서 수험을 미리 끝낸 덕분에 친구를 교문 앞까지 배웅하러 올 수 있었다”며 “도시락도 만들어 건넸으니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탰다.

대규모 응원전은 없었지만 선후배간의 따뜻한 응원 문화는 남아있었다. 이날 서울체육고 1학년생 권모군(16)은 동급생과 함께 준비한 도시락을 들고 방산고등학교를 찾았다. 태권도를 전공한다는 권군은 “이제는 수능 보는 선배에게 도시락을 챙겨주는 문화가 있다”며 “선배가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점심을 건네러 왔다”고 강조했다.

서초구 서초고는 수능을 보러 온 아이돌 그룹 ‘ATBO’의 원빈 씨(18)를 응원하려는 팬들로 붐볐다. 20명가량의 팬은 원씨에게 “시험 잘 보라”며 열정적으로 응원을 건넸다. 팬들 가운데 직장인 김모씨(24)는 “오늘 출근 시간이 미뤄져서 평소 좋아하는 아이돌의 수능 응원을 하러 왔다”며 “활동하느라 공부하기 힘들었을 텐데 오늘 시험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힘 주어 말했다. 이후 오전 8시 33분께 뒤늦게 도착한 학생이 서초고 교감의 인계를 받으며 들어가기도 했다.

교문이 닫힌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참이나 집중해 기도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직장인 강모씨(52)는 “아들이 수능을 앞두고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하다가 최근 병원까지 입원해서 걱정이 많이 된다”며 “평소 실력대로만 잘 보고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도 역시 경찰의 도움을 받는 학생이 곳곳의 시험장에 나타났다. 8시께 방산고에 들어서던 수험생 A군이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왔다고 하자, 인근 경찰들이 A군의 수험표를 가진 여동생을 데리고 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방산고 시험관리본부에 따르면 A군은 수험표를 재발급 받아 무사히 수능을 치렀다.

울산에서는 경찰관 도움으로 분실한 수험표를 찾은 수험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이날 오전 1시23분 한 시민이 “대형마트 인근에서 수험표를 주웠다”며 수능 수험표 2장을 들고 파출소를 찾았다. 경찰은 수험표를 전달하기 위해 인적사항을 조회했으나 연락처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경찰은 1시간 넘게 조회한 끝에 주소를 확보해 연락에 성공했다. 수험생들은 시험 전 파출소를 방문해 찾아가겠다고 했으나 경찰은 오전 3시께 집을 방문해 직접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뜩이나 긴장한 수험생이 수험표 때문에 더 불안해 할까 싶어 직접 전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수험생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관 1만163명과 순찰차 1245대, 그리고 경찰오토바이 423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서울/김정석 박나은 울산/서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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