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설문조사…전문가·기업 68%는 최고세율 인하 찬성
정부 "2018년 국제추세 역행해 법인세 인상…개편 필요"
법인세 실효세율(일러스트) |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박원희 기자 = 정부가 내놓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과표 단순화 등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내년에 투자·고용을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이 10개 중 3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은 22일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에서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에 소속된 업체의 재무·회계담당자 100명과 한국공인회계사회·한국세무사회·한국재정학회·한국세법학회에 있는 세제 관련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법인세 과표 구간과 세율 체계가 개선되면 내년 투자와 고용을 올해보다 확대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올해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3.0%, '늘릴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0.0%로 각각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47.0%로 투자·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보다 많았다.
대기업은 62.5%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늘릴 의향이 있다'는 대기업은 29.2%, '늘릴 의향이 없다'는 8.3%였다.
법인세 개편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전문가와 기업을 합쳐 67.6%로 집계됐다.
학계·연구계·회계사 등 전문가는 68.6%가 찬성했다. 기업은 67.0%가 찬성했고 대기업은 83.3%, 중견기업은 71.8%, 중소기업은 51.4%가 각각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이유로는 '투자·고용환경 개선'이 71.3%로 가장 높았고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가 38.3%로 뒤를 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법인세 과세체계 개편 필요성' 자료를 내고 조세연 설문조사 중 전문가·기업의 찬성 비율을 인용하면서 '단순하고 낮은' 법인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해 투자 확대와 글로벌 기업 유치를 도모해왔다"며 "특히 2008년 이후 38개 OECD 국가 중 24개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한 반면, 인상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8년 우리나라는 이런 국제 추세에 역행해 법인세를 인상했고, 그 결과 2021년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평균 대비 3.8%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008년 OECD 연구,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 2018년 조세연 연구,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서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투자·고용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한국도 2008년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2010년 이후 설비투자·고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법인세를 단일세율 체계로 운영하는 점, 누진세율 체계가 기업 구조조정 저해와 인위적 분할을 유도하고 주주 간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는 점 등을 들어 법인세 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대기업에 법인세 부담이 편중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는 전체 법인의 7.6%에 해당하는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67.3%를 부담하고 있으며, 전체의 0.01%인 과세표준 3천억원을 초과하는 법인 103개가 법인세수의 41.0%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율은 2020년 3.4%로 미국(1.3%), 영국(2.3%), 일본(3.1%)과 OECD 평균(2.7%)을 웃도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는 국내 대기업 실효세율은 최근 21.9%까지 높아졌으나 미국 대기업 중 일부는 공제·감면제도를 활용해 실효세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국내 A기업 실효세율은 22.9%이지만 미국 포드사는 3.6%, GM사는 -2.4%였다.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B기업 실효세율은 21.5%이지만 애플은 16.9%, 엔비디아는 -1.7%에 그쳤다.
정부는 또 "이번 세제 개편안은 '부자 감세'가 아니다"라며 개편안에 따른 세부담 감소율이 중소기업 12.8%, 대기업 10.2%, 중견기업 9.7%로 중소기업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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