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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자녀 특별채용'에 칼 빼든 정부, 임단협서 완전히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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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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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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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아를 비롯해 단체협약에 있는 노조 조합원 자녀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 조항을 수정하겠다고 나섰다. 이번에 지적을 받은 대부분의 기업들은 해당 조항이 사문화됐다는 입장인데, 이를 계기로 단체 협약에서 관련 조항이 완전히 사라질지 주목된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은 이달 초 기아차 노사에 '단체협약 제26조(우선 및 특별채용) 1항이 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해당 조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 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에 대해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고용부는 이 조항이 헌법과 고용정책기본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헌법 제11조 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 제1항(취업 기회의 균등한 보장)에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학력, 혼인·임신 또는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법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기아의 경우 이 조항은 현대차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2016년에도 이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조사와 시정 조치 지시가 있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노조가 있는 100인 이상 사업장 2769개소의 단체협약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고, 고용과 관련해 노조원 자녀에 유리하도록 규정한 조항 583개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장기 근속자 자녀가 회사에 지원했을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아예 정년퇴직·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단협을 가진 사업장도 130개소나 됐다.

다만 당시 고용부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유족의 자녀를 채용하는 것에 대한 판단이 법원에서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관련 내용이 포함된 사업장들에 대해선 시정조치 진행을 중지시켰다. 기아도 이 사례에 해당돼 '세습 조항'이 살아남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재 사망자의 자녀를 채용하는 데 대해 대법원이 2020년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이번에는 산재를 제외한 정년퇴직, 장기근속자 자녀 채용과 관련해 시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올해 5~6월 100인 이상 사업장 1057곳의 노사가 만든 단체협약을 조사해 정년퇴직자나 장기근속자, 업무 외 상병(傷病)자, 직원 직계 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 63곳을 적발했다. 기아를 포함해 현대제철, 현대위아, 효성 등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정한 채용 기회 보장을 내걸고 있다.

10월 말 기준 적발된 63개 기업 중 27개 기업은 보충협약이나 특별협약 등으로 자율시정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여곳에 대해서는 기아와 마찬가지로 의결요청을 진행 중이고 10여곳은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해당 조항이 이미 사문화됐다는 입장이다. 현대위아나 효성 등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조항이지만 이를 근거로 실제 채용을 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고용부도 구체적인 사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특별채용 조항이 있으면 그것으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이지 채용사례를 확인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노조 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8월 고용부 실태 조사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채용 확대 효과가 없는 정책을 다시 편 것은 결국 노조 길들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아 노조 역시 이번 고용부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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