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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세대 스마트폰

"폴더블폰 없잖아" 애플 저격하는 삼성 광고…자신감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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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애플 저격 광고 잇따라 공개
아이폰14·애플페이 견제구 해석
한국일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이 이달 공개한 스마트폰 제품군 갤럭시 광고 영상. 이 영상은 갤럭시Z4 시리즈의 폴더블 기능을 강조하며 애플을 저격했다. 삼성전자 광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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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청년이 애플스토어로 보이는 매장 담벼락에 앉아 있다. 걱정스레 그를 올려다보는 점원이 "뭐하는 거냐"고 묻자 "삼성 쪽에는 폴더블폰도 있고 최고급 카메라도 있다"고 답한다. 당황한 점원은 다급히 "(삼성으로) 떠나는 건 아니지? 우리도 그 기능들을 기다리고 있어"라며 울상을 짓는다. 하지만 냉정한 이 청년, "왜? 저쪽엔 이미 다 있어"라며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는다. 광고는 'Time to get off the fence(담장에서 벗어날 시간)'라는 문구로 끝나는데 청년이 앉아 있는 담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계선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이 최근 공개한 스마트폰 제품 갤럭시 광고 장면이다. 이 영상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광고는 갤Z4 시리즈의 폴더블 기능과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며 '애플 디스(깎아내리기)'에 힘을 쏟았다.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폴더블폰 앞세운 도발적 '애플 디스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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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14 출시일이었던 9월 8일 공개한 갤럭시Z플립4 광고 영상의 한 장면. 이 광고에는 아이폰 사용자가 폴더블폰의 매력에 빠져드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 광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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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자 애플을 공개 저격하는 광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전예약 100만 대를 기록하는 등 폴더블폰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갤럭시Z4 시리즈를 애플 디스전 최전선에 세우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14가 출시된 9월 8일에도 아이폰을 공격하는 도발적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폴더블폰 매력에 빠져드는 '애플빠(애플 제품 선호자)'를 등장시켰다. 광고 속 애플 사용자는 갤Z플립4 성능을 자랑하는 친구에게 "응 갤럭시로 안 바꿀거야"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책을 덮거나 요가를 하는 일상의 모든 장면이 폴더블폰으로 보이며 고통을 겪는다. 결국 애플빠였던 그는 갤Z플립4를 구매하게 된다. 삼성은 이외에도 아이폰14 공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게 접히면 우리에게 알려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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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광고 영상 속 주인공은 애플 제품만 사용하는 '애플빠'였지만 결국 갤러시Z플립4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삼성전자 광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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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삼성페이 광고…애플페이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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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9년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삼성페이 광고.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앞두고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페이 광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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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년 만에 스마트폰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 광고도 새롭게 공개했다. 삼성페이는 사실상 국내 스마트폰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광고가 필요치 않은 상황이었다. 마지막 광고도 2019년 갤럭시S10 출시와 발맞춰 공개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애플의 스마트폰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이르면 11월 30일부터 한국 시장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자 광고를 통해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삼성페이 광고는 '폰 하나로 심플하게'라는 주제로 제작됐다. 신용카드, 신분증, 항공권 등 삼성페이로 쓸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강조했다. 애플페이를 직접 공격하진 않았지만 스마트폰 신제품 갤Z4 출시 두 달 만에 삼성페이 광고를 따로 내놓은 것 자체가 애플 견제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애플을 의식하며 저격 광고를 잇따라 내놓는 모습에서 오히려 삼성전자의 긴장감이 읽힌다. 우선 아이폰14의 판매 실적이 4분기부터 수치로 나타남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변화가 예측된다. 애플페이의 한국 시장 상륙 역시 삼성전자에겐 위협적 요소다. 실제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 사용자들은 삼성페이, 통화 녹음 등을 차별화한 강점으로 꼽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애플 저격 광고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과거 콜라업계 라이벌인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보여줬던 치열한 디스 광고가 생활 필수품인 스마트폰 업계에서 벌어지자 긴장감은 훨씬 커졌다. 온라인 공간에선 "확실히 삼성에만 있는 기술들", "애플과 성능 비교가 제대로 된다" 등의 긍정적 반응이 있는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얼굴이 화끈거린다",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성능 조작 잊었나" 등의 날 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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