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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결단… 현대차, 1000㎞ 가는 中 CATL 배터리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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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CATL이 최근 선보인 3세대 CTP 배터리 '기린'. /CAT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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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 CATL과의 접점을 늘린다. 급성장이 예고되는 이 분야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수익성 위주의 제품 전략을 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미국과 미국 외(外)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는 만큼, 미국 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CATL과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CATL이 최대 1000㎞ 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3세대 셀투팩(CTP·Cell-To-Pack) 배터리를 유럽과 한국 판매 전기차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 코나EV에 장착된 CATL 삼원계 배터리의 내년 물량을 지금보다 2배쯤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쩡위췬(曾毓群) CAT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사업 방안들이 오가지는 않았으나, 만남 자체로 전기차 분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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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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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적극적으로 CATL 배터리를 쓰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CATL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매년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만큼, 배터리 물량도 이와 비례해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35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년에 울산 전기차 신(新)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수년간 20조원 이상을 들여 2030년에 연간 14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소재 가격이 오르는 점도 CATL과의 협력 강화를 부추기는 요소다. 대량 구매로 수익성을 보전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CATL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비교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이 현대차그룹 공급 확대의 무기로 삼고 있는 CTP 배터리는 이미 테슬라 모델3 등에도 장착되고 있다. 배터리 셀(Cell)-모듈(Module)-팩(Pack)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을 빼고, 배터리 셀을 곧바로 패키징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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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위치한 CATL 본사. /CAT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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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기존 모듈 방식의 배터리보다 길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간단한 구조로 무게가 덜 나가고, 원가 절감에도 유리하다. CATL은 최근 3세대 신형 CTP를 소개하기도 했다. 주행거리가 1000㎞에 달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CATL은 CTP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자랑한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도 유사한 방식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데,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최근 모듈 부분을 최소화한 MPI(Module Pack Inergrated) 플랫폼을 개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모듈을 없애고, 전기차 섀시에 배터리 셀을 직접 넣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CATL은 올해 7만5000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현대차그룹에 공급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 코나EV 등에 CATL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현대차 포터EV, 기아 니로EV, 봉고EV 등에 14만대 이상의 CATL 배터리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카에도 일부 물량이 갈 수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모비스도 CATL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지난해 CATL과 CTP 배터리 관련 기술 라이선스를 맺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CATL의 협력 강화는 전기차 확대와 더불어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미국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과의 협력을,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 측면에서 세계 1위 CATL을 껴안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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