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연구위원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 연구위원은 "저는 김학의 출국금지에 관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안양지청의 보고를 누락하거나 수사중단을 지시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 사건 기소는 저의 수사경험상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기소"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두고 선택적 기소다, 공소권 남용이다 말이 많은데 제 스스로도 이런 억울함, 답답함, 분노가 왜 없겠느냐. 다만 오로지 정의와 진실이 이 법정에서 밝혀지리라 기도하고 제 신앙에 따라 성실히 재판에 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가 반부패부장으로 한 일은 대검 차장의 지시를 받고 출국금지 관련 내용을 확인하라고 지시했고 총장 보고를 위해 동부지검의 상황을 확인한 것밖에 없다"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검찰총장 몰래 수사상황을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 사건은 반부패부장으로서 하는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업무를 범죄로 둔갑해 기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18일 전국 고검장 긴급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2.04.18 mironj19@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검찰은 "안양지청에서 현직검사의 직무상 범죄를 보고했다면 마땅히 상급지휘자인 반부패강력부장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했지만, 피고인은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안양지청의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연구위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업무상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는 죄 없는 사람을 수사하는 것과 범죄혐의가 있는 사람을 수사하지 않고 덮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의 일을 법원까지 가져온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법치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라고 신뢰하는 법원의 판단을 구한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한 후 내년 2월 8일에 선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편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을 만난 이 연구위원은 "처음부터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연구위원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지난 2019년 6월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이규원 검사의 비위를 확인하고 수사에 나서자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연구위원이 이 검사에 대한 안양지청 수사팀의 보고서를 받고도 문무일 전 검찰총장에게 고의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9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문 전 총장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 비위 혐의 관련 보고서를 본 적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해당 보고서는 안양지청이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에 보고한 것이다.
문 전 총장은 '현직 검사에 대한 이례적인 혐의 관련 보고를 받고도 기억이 안 날 수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보고를 받았다면 기억할 만하다"고 진술했다.
또한 지난 4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현철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이 검사의 불법 출국금지 관여 정황을 보고하자 대검찰청에서 보고를 안 받은 것으로 하겠다며 수사를 덮으려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jeongwon1026@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