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16강 진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알 라이얀|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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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물과 백두산이…”
3일 기적 같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익숙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노랫말이 흘러나오자 깜짝 놀랐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준비한 애국가였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가 애국가를 완창할 수 없어 몇 소절을 부른 게 전부였지만, 그 순간이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코스타 수석코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나전 퇴장으로 벤치에 앉을 수 없는 이날 포르투갈전에서 대신 지휘봉을 잡아 2-1 승리를 이끌었다.
나상호(서울)는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누르며 H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떠들썩하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코치님이 애국가를 불러 깜짝 놀랐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는데, 미리 준비한 선물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강인(레알 마요르카)은 “사실 난 멀리 떨어진 자리라 제대로 듣지는 못했다. 코치님이 그렇게 준비해주셨다니 정말 그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자 기뻐하고 있다. / 알 라이얀|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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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코스타 수석코치의 애국가에 화끈한 보답을 내놨다. 그가 애국가를 부른 뒤 16강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하자마자 물세례로 화답한 것이다. 코스타 수석코치의 환한 표정에선 차가운 물로 식힐 수 없는 기쁨이 절로 묻어났다.
잠시 감동에 젖었던 라커룸을 다시 뜨겁게 달군 것은 결승골을 합작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손흥민(토트넘)이었다.
가볍지 않은 부상을 극복한 두 사람이 각국 방송국과 인터뷰를 마치고 들어서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황희찬은 경기 전 자신에게 “오늘 잘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북돋았던 김진수(전북)를 보자마자 껴안았다.
김진수는 “(황)희찬이가 두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에 속이 상했다. 사실 나도 부상으로 월드컵을 두 번 넘겼다 . 그 마음을 잘 아는데 희찬이가 잘 극복해줬다”고 웃었다.
황희찬은 “지난 두 경기에서 동료들이 보여준 투혼에 너무 감동을 받아 나도 보답하고 싶었다. 오늘 그 한을 일부라도 털어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부외자였던 벤투 감독을 잊지 않았다. 장난기가 얼굴에 잔뜩 묻어난 그는 라커룸 입구에서 벤투 감독의 목에 헤드락까지 걸면서 친분을 과시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최대 스폰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라커룸에서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축하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16강 진출로 늘어난 상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만한 대목이기도 했다. 나상호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선수들은 16강 진출 만으로 적잖은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직전 선수단 26명에게 참가만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승리(3000만원)와 무승부(1000만원)에 일정 금액의 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16강에 오르면 1인당 1억원, 8강은 2억원씩을 주어진다.
알라이얀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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