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민주당, 방송법 개정안 강행처리… “회의 진행이 X판” 與 격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과방위 상임위, 법안 통과

與, 반대토론 발언권 못 얻자 고성

정청래, 표결로 토론 강제 종료

與 “민주, 집권땐 언론재갈법 추진

야당 되자 공영방송 사장 지키기”

권성동 “회의 진행이 X판” 격분

안건조정위 무력화도 강력 비판

법사위 심사기간 적극 저지 방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변경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 및 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해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반대했지만, 수적 열세에 밀려 막지 못했다. 민주당은 ‘방송 독립성 보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문재인정부 시절 ‘장악’한 지상파 방송사(KBS, MBC)를 ‘반정부 투쟁 도구’로 삼으려 한다고 보고 결사 저지하겠단 방침이다.

세계일보

박성중 간사, 권성동, 김영식, 윤두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종결을 표결에 붙이자 정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석에서 일어나 방송법 개정안 찬반 토론 종결에 찬성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여당 시절엔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일명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했는데, 야당이 되자 자신들이 임명한 공영방송 사장 방어를 위한 ‘입법 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여권 시각이다. 그러나 남은 입법 과정에서도 민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인다면 이를 저지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與 “회의 진행이 X판” 반발

여야는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방송법 개정안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들 법안은 KBS, EBS 이사회와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원 이사회 구성에 여권의 개입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 수를 21명으로 확대하고, 국회 5명(교섭단체 5명 의석수 비례), 미디어 관련 학회 6명, 시청자위원회 4명, 방송 직능단체별 2명씩 총 6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이들이 이사회에서 사장을 추천할 때에도 특별다수제(3분의 2 찬성)와 결선투표로 의결하도록 하기도 했다.

KBS 부사장을 지낸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특정 정파가 공영방송 사장 선임을 좌지우지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방송장악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발언권을 제대로 안 준다’는 여당 측 항의에 격한 반응을 보이자 “회의 진행을 X판으로 하니까 항의가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세계일보

언론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과방위 전체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방송법 개정안 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은 전날 민주당이 과방위 안건조정위에 자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을 포함시킨 점도 비판했다. 안건조정위는 쟁점 법안에 대해 여야가 최장 90일간 숙의하도록 한 회의체다. 여야 각 3인으로 구성되는데, 비교섭단체 몫에 무소속 의원이 들어가면 경우에 따라 2대 4 구도가 돼 여당이 불리하다.

◆野, ‘기립표결’로 토론 강제종료

정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 관련 반대토론을 신청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자 고성이 오가며 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이에 정 위원장은 ‘기립 표결’로 토론을 종결시킨 뒤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방송법 등을 그대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공영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나, 민주당은 공적책무를 짓밟고 민주당 나팔수로 전락한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노영방송 체제를 더 견고하게 하려는 개악된 방송법 개정안을 기어이 통과시켰다”고 했다. 국민의힘 ICT(정보통신기술) 미디어진흥특위는 “개정안대로라면 공영방송은 이사가 무려 21명에 달하는 기형적인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며 “그중 대다수가 친민주당·친민노총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방송법 개정안 가결을 선포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주도 방송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 남은 일은 법사위 관문을 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에서 이 법안 처리를 적극 저지할 방침이지만, 법사위의 법안심사 기간 60일이 지나면 과방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