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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여기서도 차를 만들어?'…전기차시장, '언더독들'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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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 전기차 회사로 전환…전기차도 위탁생산 폭스콘, 애플카 만들까

인도 '저가 전기차'·튀르키예 토그 내년 양산…"기존 업체와 출발선 같아"

뉴스1

지난11월 LA오토쇼에서 공개된 빈패스트의 전기차 VF6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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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완성차업계의 전동화는 이미 대세다. 테슬라 같은 신진 기업부터 미국·유럽의 전통있는 회사들, 우리나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중국·일본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러나 기존 내연기관과 완전히 다른 시장이 열린 덕에 자동차 업계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들도 판을 뒤집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브랜드의 불모지였던 베트남·대만·인도·터키 등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최대 민영 기업인 빈그룹 산하의 완성차 업체다. 빈패스트는 애국주의에 기반한 마케팅과 베트남 정부의 자국 완성차 우대 정책에 단기간에 베트남 대표 완성차 기업이 됐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는 경차 외에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빈패스트는 자동차 사업을 전개한지 만 5년째인 지난 1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순수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빈패스트의 순수 전기차 모델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VF8'과 'VF9'로 우선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에 올인한 빈패스트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미국 시장 공략의 지연, 브랜드 인지도는 개선 과제"라면서도 "탈중국 기조에 따른 아세안(ASEAN)국가의 부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최근 전기차 999대를 미국으로 운송했고, 이달 말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뉴스1

3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로드타운의 폭스콘 전기 자동차 생산 시설에서 최고 책임자 제리 시아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속 자동차는 로드타운 모터스 내구성 전기 픽업 트럭.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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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도 전기차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폭스콘은 지난 2020년 전기차 위탁생산 업체 폭스트론(Foxtron)을 설립하고 연이어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SUV, 세단, 버스 형태의 전기차에 이어 지난 10월에는 해치백과 픽업트럭 모델을 추가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의 오하이오 공장을 2억3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로즈타운에 1억7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자국 내에도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생산시설 확보를 추진 중이다.

폭스콘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해 씨어(Ceer)라는 전기차 브랜드를 내놨고, 폭스콘 주도로 결성된 MIH 플랫폼 얼라이언스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 약 2000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이 전기 픽업트럭과 SUV 생산을 위해 폭스콘과 협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이른바 '애플카'의 위탁생산을 담당할 유력한 제조사로도 꼽힌다.

폭스콘은 2025년까지 전세계 전기차 생산의 5%(10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전기차 생산의 절반을 맡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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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월 29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튀르키예 전기차 토그(TOGG) 생산 공장 개장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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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한 인도는 아직 전기차의 주요 구매 국가는 아니지만,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인도의 대기 오염 등을 고려하면 2027년에는 연간 판매 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업체들은 자국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저가형 전기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선 타타모터스가 점유율 71%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1만달러대의 티아고 EV·티고르 EV, 2만달러를 조금 넘는 넥슨 EV등을 내놨다. 쌍용자동차의 과거 최대주주였던 마힌드라는 쌍용차 티볼리를 닮은 소형 SUV 전기차 XUV400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전기차 경쟁에는 유럽의 완성차 공장 역할을 하던 튀르키예도 뛰어들었다. 튀르키예 정부 주도하에 철강·가전·통신 등 5개 기업이 합작해 2018년 설립된 토크(TOGG)는 올해 첫 전기차 C-SUV를 선보였으며 내년 3월 양산 계획을 갖고 있다.

연간 판매 목표는 17만5000대로 잡았고, 정부는 초기 생산량 3만대를 구입할 예정이다. 토그는 유럽·일본 외에도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 상표등록 마쳐 국내 출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기존 완성차 생산 주요국이 아닌 국가들이 전기차 생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존 내연기관의 노하우가 없어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동일 선상에서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는 이미 전세계에서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에 차체만 만들 수 있다면 전기차를 만들수 있는 것"이라며 "동남아·인도 같은 국가들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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