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 한국계 정다미 작가, 국제 프로버스 문학상 수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계 정다미 작가, 영어 소설 국제 문학상 수상

뉴스1

프로버스 문학상(Proverse Prize)의 설립자인 길리안 비클리 박사(Dr. Gillan Bickley) 와 최종 수상자 정다미. 책은 정다미의 Jane, Frank, and Mi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 바세나(Wassenaar)에 거주하는 한국계 정다미 작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2021프로버스 국제문학상 발표회장에서 영어 소설 <제인, 프랑크와 미아> 가 최종 수상작으로 뽑히며 시상식에 올랐다.

정다미 작가는 2011년에 마더북스 출판사에서 소설 '공중 그녀'를 쓰고, 2012년 처음으로 열렸던 부산국제 영화제의 'Book to Film' 페스티벌 참가 작품 10편 중 하나로 선정되었던 출간 작가이다. 하지만, 국내 거주자가 아닌탓에 출간을 한 이후에 국내 활동이 여의치 않았다. 2016년부터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Brunch)에 한 달에 한편씩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글을 시작으로 4년여 동안 꾸준히 글을 썼다.

"항상 그립게 느껴졌던 모국어인 한글로 글을 쓰며 잠시나마 마음을 털어놓던 공간이었지요. 어느 날 한글이 서툰 제 딸아이가 번역기를 돌려가며 제가 쓴 글을 읽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이후 가장 가까운 제 가족들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영어로 된 작품 활동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 거주하면서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기에 대부분 거주지와 국적에 제한이 있는 영어권 나라의 문학상에는 응모가 힘들었다는 정씨는 출판의 방법을 찾던 중,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 출신 문학박사 비클리(Bickley) 부부가 설립한 출판사 프로버스 출판사(Proverse Publishing)에서 주최하는 국제 프로버스 문학상을 알게 되었다.

프로버스 문학상은 전 세계 만 18살 이상이면 누구나, 거주지와 국적에 상관없이 영어로 된 책 길이의 원고라면 응모할 수 있는 문학상이다.

뉴스1

주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이영호 영사와 정다미 작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음악가, 승무원을 거쳐 작가로…끊임없는 변화에 도전

서울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책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다미 작가는 중학교인 선화예술 학교 작곡과를 졸업하자마자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 이민을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학과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며 한국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에 기내통역원으로 입사한 이후, 여러 항공사 승무원 등을 거쳐 프리랜서 통역사로 네덜란드에 정착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정다미 작가는 한국, 뉴질랜드와 네덜란드를 거치며 성장해온 다양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공간에 올리며 꾸준하게 독자층을 넓혀왔다. 특히나, 그녀만의 독특한 경험과 따스한 시선이 담긴 글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비슷한 연령의 한인 여성층에게 인기를 모으며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뉴스1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프로버스 문학상(Proverse Prize)수상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모습으로 외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들려주고 싶어"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하면서 삽니다.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던 시대가 끝이 나고 어디서 살 것인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선택의 계제가 됐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살았고,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생각하며 삽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인생의 절반은 한국 밖에서 이민자로 살아왔기에 마치 한 발은 한국에 딛고, 다른 한 발은 한국 바깥에 딛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오랜 시간을 지냈습니다. 물리적인 국적도, 스스로 느끼는 정체성도 고체처럼 정해진 것만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글쓰기의 이유를 밝힌 정다미 작가는 사람들이 왜 어떤 곳을 거주지로 선택해서 살아가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고, 한국 사람으로 외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의 첫 영문 소설인 '제인, 프랑크와 미아'(Jane, Frank, and Mi)는 네덜란드가 배경이고 작가 스스로도 유럽에 가져왔던 선입견과 사람들이 다른 문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담겨있다.

매년 봄, 가을에 열리던 프로버스 국제문학상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다. 지난 11월에 홍콩에서 열린 문학상 수상 자리에는 주최자인 Dr. Gillian Bickely 외에 홍콩 문화계 인사들과 주 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이영호 영사가 함께 참석하여 정다미 작가의 수상을 축하해 줬다.

현재는 영어로 된 다음 소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언어에 관계없이, 그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로 글을 쓰고 싶다는 정다미 작가는 "오래전에 한국에서 책을 내면서 이미, 책이 출판되는 순간 그 책의 운명은 작가인 저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독자분들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책을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한 간단한 책의 내용

제인, 프랑크와 미아는 소설 속의 세 주인공의 이름이다. 예기치 않은 계기로 세 사람의 삶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인은 한국인으로 네덜란드인과 국제 결혼을 해서 열다섯 살인 딸, 미아가 있다. 프랑크는 미아의 화학 선생님으로 차가운 언행으로 인해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부모님의 이혼 이후 혼란스러운 하던 미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 세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던 세 사람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이 소설은 해외 아마존과 킨들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chahjlisa@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