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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기고]식물성 고기가 건강에 무조건 좋다는 것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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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식물성 고기가 실제 고기보다 안전하고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식물성 고기의 재료는 콩·완두콩·밀 등의 농작물이다. 이들은 대부분 다양한 가공 공정을 거쳐 고도로 정제된 상태다. 정제 과정에서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불포화 지방·폴리페놀 등 원래 농작물에 풍부하며 우리 건강에 좋은 유효 성분이 많이 제거될 수 있다.




오히려 일부 식물성 고기에는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콩 돈가스’엔 포화 지방이 의외로 많이 들어 있다.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제약 때문에 식물성 식품이지만 포화 지방 비율이 높은 야자 기름이나 코코넛 기름 등을 자주 사용해서다.

식물성 고기에는 단백질·비타민 B12·아연·오메가-3 지방 등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소중한 영양소가 고기보다 훨씬 적게 함유돼 있다. 심지어 일부러 고기 맛이나 식감을 내기 위해 식용 색소·첨가당·팽창제(카르기난 등) 등 각종 첨가제가 여럿 들어있을 가능성도 커서 건강을 해칠 우려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정한 8가지 주요 식품 알레르기 유발 식품 중 두 가지(밀과 콩)가 식물성 고기의 주요 원료라는 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식물성 고기를 먹은 후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단백질·수분 함량이 높아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 증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진짜 고기는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된 완전 단백질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고기는 섭취가 모자라면 빈혈·신경계 장애 등을 일으키는 비타민 B12의 훌륭한 공급 식품이기도 하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달리 식물성 고기는 그 원료가 되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반면 진짜 고기는 축산 기술발전에 따라 맛·풍미·영양을 즐기면서도 환경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나라 축산업은 최근 소의 방목시간을 줄이고, 소가 외양간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등 탄소를 줄이는 사양 방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축산업계의 탄소배출 저감 등 환경 보호 노력의 가시적 효과는 미국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축산업계는 1970년부터 탄소 배출량을 9~16%나 줄였다.

미국의 축산업계가 소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선 풀에 곡물을 일정 비율 섞어 소 사료로 제공함으로써 메탄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였다. 사료 배합 비율 변경만으로 1975년 이후 미국 내 메탄가스 배출량은 34%나 감소했다.

미국의 축산업이 환경친화적으로 바뀐 요인으론 고품질 사료 제공 외에 열 스트레스 감소, 동물 유전학 개선, 생식 능력 향상, 빠른 성장 유도 등이 거론된다. 이런 축산업계의 노력은 미국의 소고기 생산성을 높이면서 탄소 배출량과 물·토지·사료(옥수수 등) 등 천연자원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미국 정부는 축산업의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연구를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소 등 가축 사육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줄이거나 에너지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소의 6%를 사육하고, 지구촌 소고기의 18%를 생산하면서도 탄소배출을 오히려 줄여나가고 있는 행보는 우리 축산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최윤재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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