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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한달만에 바뀐 伊정부, 이틀 새 난민 구조선 3척 입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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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대응에서 급선회…"난민 분배 메커니즘 작동한 결과"

연합뉴스

지난 7일 난민 구조선 '지오 바렌츠'호에서 태어난 아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9일(현지시간) 도합 500명이 넘는 이주민을 태운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 2척의 자국 입항을 허용했다.

강경 난민 정책을 고수해오던 이탈리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현지 언론도 뜻밖이라는 평가다.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구조선 '지오 바렌츠'호에 타고 있는 이주민 248명이 상륙 허가를 받았다고 MSF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지오 바렌츠'호는 오는 10일 저녁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와 인접한 살레르노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앞서 배에서 출산한 산모와 그녀의 아들 4명은 지난 7일 헬리콥터를 통해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에 타고 있던 또 한 명의 임신 9개월 만삭 여성은 몰타 정부가 병원 이송을 책임졌다.

독일 구호단체 'SOS 휴머니티' 소속 '휴머니티 1'호 역시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항구를 배정받아 이날 남부 바리항에 입항했다.

이 배에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이주민 261명이 탑승했다. 임신부 몇 명을 포함해 여성이 30명이고, 미성년자는 90명 정도다.

전날 밤에는 33명을 태운 난민 구조선 '루이즈 미셸'호가 람페두사섬에 입항했다. 이 배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소형 구조선이다.

지난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 구조선이 아프리카와 이탈리아 사이를 오가며 '난민 택시' 역할을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실제로 지난달 국제구호단체의 난민 구조선 4척은 이탈리아의 계속된 입항 거부로 그중 한 척은 결국 프랑스에 입항한 바 있다.

프랑스는 이후 이탈리아를 맹비난했고, 이탈리아도 이에 지지 않고 맞대응하는 등 두 나라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이번에도 당시와 같은 긴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탈리아 정부는 돌연 태도를 바꿔 난민 구조선의 입항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정부가 놀랍게도 전략을 바꿨다"며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휴머니티 1'호와 '루이즈 미셸'호가 오늘 이탈리아 항구에 입항했다"고 밝힌 뒤 "규칙이 존중받는 한 이탈리아는 구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서는 독일이 최근 이탈리아에 상륙한 이주민 가운데 망명 신청자 164명을 수용한 것이 이탈리아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라 레푸블리카'는 "교착 상태에 빠졌던 유럽의 난민 분배 메커니즘이 다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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