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임영웅·손흥민 보려다…팬심 울리는 '티켓 사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 '비대면 거래' 특성 노려 사기 행각

전문가 "비대면 거래 피하되 대면 거래도 안전한 장소서"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 할머니를 위해 가수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려다 실패한 A씨는 지난 5월 티켓 사기를 당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티켓 사기가 많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던 그는 티켓값 중 일부를 선입금하고 잔액은 배송을 받은 뒤 입금하기로 했다.

판매자의 신분증과 연락처, 계좌, 티켓 배송지 변경 내역까지 꼼꼼히 확인한 터라 사기가 아닐 거라고 믿었지만, 판매자는 선입금 금액만 받아챙긴 뒤 잠적했다. 그는 추가 피해를 막고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피해 사례와 경찰서 방문 후기를 공유했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는 '전국효자효녀선발대회'로 불린다. '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이라 불릴 정도로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표를 구해 부모님을 임영웅 콘서트에 보내드리면 효도, 구하지 못하면 불효가 된다는 자식들의 슬픈 우스갯소리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 행렬이 벌어지는 탓에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온라인 중고매매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은 가격에 암표를 구매하기도 하는데, 15만원 상당의 VIP 좌석 티켓은 그보다 약 4~5배 높은 60만~80만원선에 거래될 정도다.

이런 팬심과 효심을 노린 '티켓 사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의 대부분의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노려 양도표, 암표를 사서라도 콘서트를 보고 싶은 팬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 행각이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정진우 부장판사)은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을 양도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20대 B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B씨는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임영웅 콘서트 좌석 티켓을 양도한다고 글을 올려 티겟값을 받은 뒤 돈을 떼먹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9개월간 44차례 사기 행각을 벌인 B씨가 편취한 금액은 총 1300만원에 달한다.

재판부는 "온라인 거래에 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저해하는 범행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이용한 사기 수법도 있다. 지난 8월 부산금정경찰서는 사기 혐의 등 혐의로 C씨(20)를 구속 송치했다. 그는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출전하는 A매치 티켓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글을 올린 뒤 구매 대금이 들어오면 연락을 끊는 수법으로 모두 117차례에 걸쳐 약 4700만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직인 C씨는 생활비와 유흥비를 충당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금은 모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는 티켓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거래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은 중고거래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빨리'라는 원칙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안전거래를 담보하는 결제 서비스 등이 아니면 비대면 거래를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대면 거래의 경우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경찰서 앞 등 당사자들이 가장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해 중고거래를 하는 것이 티겟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