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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기름 가득 넣자" 휘발유 가격 '뚝'…내년에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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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편집자주]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원자재로 살아남기]원유, 밀 가격 연중 최저치 기록…인플레이션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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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리터당 2000원 돌파, 라면 가격 인상…

올해 초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던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연중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던 유가는 7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빵, 면 가격 등 식탁물가를 올렸던 주범인 밀 가격도 수직낙하하고 있다.

시장은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끝나길 기대하는 가운데 국내외 증권가에선 지정학적 요인 등을 고려했을 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 보다 0.72% 하락한 배럴당 72.06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며 유가가 배럴당 한때 120달러를 돌파했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쓴 것. 이에 따라 주요국에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촉발됐다.

유가의 고공행진은 오래 가지 못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원유,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가 발생해서다. WTI 가격은 종가 기준 올해 최고점 대비 41.75% 빠진 상태다.

재고가 줄어드는데도 하락세는 계속됐다. 이번주 중 발표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지난주보다 518만배럴 감소했다.

통상 재고가 줄면 유가가 상승하나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석유제품의 재고 증가도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김광래 삼성선물 선임연구원은 "휘발유 재고가 같은 기간 동안 531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도 615만 배럴 증가한 게 유가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며 "전날(8일) 캐나다의 주 원유 송유관인 키스톤 파이프라인이 가동을 중단해 유가가 잠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곧 재개된다는 소식에 재차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유가 뿐 아니라 밀 가격도 최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소맥 선물가격은 1부셀 당 7.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올해 최고점(3월7일)인 부셀당 14.25달러보다 약 48.85% 하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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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밀 가격 계속 떨어질까…국내외 증권사 전망은?

금융투자업계에선 유가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재차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원유 증산 여력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로 에너지 패권이 이동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봐서다. EIA도 내년 전세계 석유시장 수급이 상반기에 공급부족을 재현한 후 점진적인 균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석유 시장 패권을 되찾은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OPEC+(산유국 협의체) 체제 하에선 내년 배럴당 80~120달러 구간에서 장기 유가 밴드가 형성될 것"이라며 "최근 G7 중심으로 도입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보복성 감산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 후행적으로 반영될 미국 부동산 시장의 영향이 유가를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시킬 수 있으나 수급을 왜곡시키는 OPEC+의 존재와 중국 부양책 효과 등으로 유가가 70~100달러 사이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밀 가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는 국제 원유 시장과 비슷하게 농산물 시장도 낮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급에 따른 가격 강세가 시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밀은 주 생산지인 러시아와 호주 작황이 예상보다 양호해 다른 원자재에 비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지정학적 요인이 아직 남아있어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며 "내년 12개월 평균 밀 가격을 종전 부셀당 8.8달러로 예상했으나 9.55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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