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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3번 맞았는데 또 맞으라고?”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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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추가 접종 두 달

접종률 한 자릿수대

백신 피로감·부작용 우려 여전

정부 메시지 ‘엇박자’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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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화이자 개량 백신을 추가 접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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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3차까지 맞았지만 백신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고, 부작용도 불안해서 추가 접종은 아직 고민 중입니다.” 직장인 이모(54)씨.

“코로나19 예방에 적극적이어서 백신 3차까지 기꺼이 맞았는데 동절기 추가 접종은 처음 들어봅니다.” 직장인 안모(29)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동절기 추가 접종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 요건 중 하나로 추가 접종을 언급했지만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 피로감 등을 이유로 시민들이 꺼리는 탓이다.

코로나19 백신 동절기 추가 접종률 두 달째 한 자릿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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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내과 의원에 코로나19 동절기 추가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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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동절기 추가 접종률은 8.3%이다. 지난 10월 11일 추가 접종이 시작된 후 18세 이상 성인 391만6372명이 백신을 맞았다. 동절기 추가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은 오미크론 기반 2가백신이다. 기존 1~4차 접종에 활용된 단가백신보다 중화항체가 2~5배 상승해 효과가 높다. 기존 단가 백신 접종률의 경우 1차 90%, 2차 89.1%, 3차 71.6%다.

하지만 접종률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지난 11월 2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4주 동안 동절기 백신 집중 접종 기간을 운영했지만 참여가 저조해 이를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9일 0시 기준 60세 이상 접종률은 24.1%, 감염취약시설 대상자 접종률 36.8%다. 애초 목표로 했던 60세 이상 50%, 감염취약시설 대상자 60%에 한참 못 미친다.

“불안해서 못 맞는다” “있는 줄도 몰랐다” 시민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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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BA.4/5 기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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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시민이 추가 접종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3차까지 접종을 하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부작용 등 우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직장인 이모(54) 씨는 “지난주 목요일에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판을 보고 백신 정보를 알게 됐다”며 “3차까지 맞았지만 백신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고 부작용도 숱하게 나와서 불안하다. 주변 지인들이 맞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추가 접종 자체를 몰랐다는 반응도 많다. 직장인 안모(29) 씨는 “코로나19 예방에 적극적인 편이라 3차까지는 거부감 없이 맞았다”면서도 “동절기 추가 접종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알았다면 맞아서 예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결국 지난 8일 코로나19에 처음으로 확진됐다.

직장인 김모(31) 씨 또한 동절기 추가 접종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김씨는 “2차까지 맞았지만 3차는 필요성을 못 느껴 맞지 않았고 동절기 추가 접종은 처음 듣는다”며 “지난여름에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고 대통령도 안 맞는데 솔직히 못 믿어서 안 맞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백신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36.3%가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보이는 응답자는 51.8%, 백신 접종으로 위중증·사망을 낮춘다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는 응답도 34.4%로 집계됐다. 백신 추가접종 의사가 없는 응답자 419명 가운데 63%는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감염되는 점을 꼽았다.

“정부 ‘엇박자’ 메시지 한몫”…추가 접종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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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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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정부의 방역 완화 메시지가 백신 접종 동력을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지난 정부는 물론 이번 정부도 코로나19 치명률이 독감 수준이라는 등 코로나19 위험성을 낮추는 발언을 계속 해왔다”며 “현재 논의되는 실내 마스크 해제 또한 추가 접종 확대와 맞지 않는다. 정부 방역 메시지가 ‘엇박자’가 나니 국민이 접종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 요건 중 하나로 추가 접종을 언급한 상황에서 추가 접종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마스크 없이도 안전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 접종은 감염 예방보다 중증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기존 백신 3차로도 중증 예방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며 “백신 접종은 자율 선택으로 가되 정부는 걸려도 안심할 수 있도록 치료를 중점에 둔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5667명으로 지난주(2만3153명) 대비 2514명 늘어났다.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4319명으로 일요일 신규 확진자 수 기준 14주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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