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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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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해제 기대감에도 힘 못쓰는 게임주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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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게임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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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빗장이 점차 느슨해지며 드라마, 영화, 웹툰,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콘텐츠 산업 관련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게임주는 이런 중국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최근 한국과의 외교에서 긍정적인 사인을 연이어 내보내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두 국가의 관계는 화해 무드에 돌입했으며, 지난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화상으로 한중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이 한국에 선물로 '한한령 해제'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이 중국에 상륙한 것을 시작으로 유쿠, 비리비리 등 다수의 중국 OTT 서비스가 이달부터 한국 드라마의 중국 내 방영을 개시했다. 높았던 중국의 빗장이 점차 풀리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K-콘텐츠의 대중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주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국내 연예기획사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인 에스엠은 이달 최고 8만 3300원을 터치하며 지난달 초 저점인 6만 2000원 대비 30% 상승률을 넘는 주가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JYP 엔터테인먼트 역시 저점 대비 30% 이상 상승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한령 해제 수혜를 입고 있다.

K-드라마로 중국 시장을 점령한 드라마 제작사와 최근 뜨거운 웹툰 서비스 업체도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래몽래인, 콘텐트리중앙 등은 방영 중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향후 중국에서 큰 흥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에 50%에 달하는 급등세를 탔다. 이 밖에도 CJ ENM, 위지윅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 키다리스튜디오 등이 상승세다.

국내 게임산업은 이전까지 대중 수출에서 막대한 규모를 차지했으나, 한한령으로 인해 외자 판호 발급이 중단되며 신규 게임을 론칭할 길이 막혔다. 이후 몇몇 게임이 높은 벽을 뚫고 판호 발급에 성공했으나 실제 게임 출시까지의 과정에서도 트집을 잡히며 론칭이 불발되기도 했다.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향후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인한 엔터 및 콘텐츠주의 기록적인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는 다소 제한적인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지닌 '미르의전설' 판권을 지닌 위메이드, '뮤' 판권을 지닌 웹젠 등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뿐 해당 이슈는 미미한 효과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주의 제한적인 상승세의 이유로 국산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꼽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4월 판호의 벽을 뚫고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출시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탭탭 등의 앱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으나 곧바로 열기가 식으며 기대보다 부진한 초기 흥행 성적을 거뒀다. 또한 장기 흥행 역시 실패하며 의미 있는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등 중국의 대형 게임업체들이 뛰어난 기술과 게임성을 갖춘 작품을 연이어 흥행시키는 사이 국내 게임업체는 다소 뒷걸음질을 했다. 이 때문에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 론칭하더라도 한한령 이전과 같은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게임산업 규제도 게임주의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자국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게임산업을 철저히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8개월간 자국 게임업체에게 내자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청소년이 일주일에 최대 3시간까지만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펼쳤다.

정부의 과한 규제로 인해 중국 게임산업은 올해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는 한국 게임의 대중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일부 국내 게임업체들은 몇 년째 길이 막힌 중국 시장 대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위주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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