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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자연 재해급 상황” 계엄에 IT 업계도 비상…서비스 지연, 행사 취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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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비상계엄 선포로 정보기술(IT) 업계도 ‘비상한 밤’을 보냈다. 메신저·카페·커뮤니티 등에 트래픽이 폭증하며 일부 기업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거나 경영 상황 점검을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 예정된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 및 연기됐다. 포털사이트는 계엄령 관련 뉴스특보 페이지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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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뒤인 4일 새벽, 국회로 진입하려는 군인들을 국회 보좌진과 시민들이 막아섰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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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트래픽 역대 최대



카카오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런 긴급한 상황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응 시스템과 메뉴얼을 마련해 놨기 때문에 그에 따라 대응했다. 다음 카페 접속에 일부 지연이 발생했지만, 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며 “얼마전 역대급 폭설처럼, 자연 재난 수준의 사건이 터져서 다들 긴장감을 안고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소속 경영진들은 4일 오전에 모여 계엄 사태가 향후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비상경영회의도 진행했다.

네이버도 비상이 걸렸다. 3일 밤 주요 서비스에서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했다. 오후 11시쯤부터 한동안 네이버 카페 모바일 앱 접속이 불가능했다.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 역시 한때 댓글이 보이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관련 부서가 대응에 나서면서 20여분만에 정상화됐다. 경영진을 비롯한 일부 직원들은 밤새 핫라인을 가동하고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며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 등을 제외하고 뉴스 페이지만 봤을 때 트래픽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네이버 카페, 뉴스 서비스 모두 현재(4일)는 정상 운영중이다”라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4일 새벽 일시적으로 금융앱 토스의 환전 서비스도 막혔다. 해당 서비스 접속시 ‘지금 이용이 많아 일시적으로 환전이 어려워요’라는 메시지가 노출됐다. 토스 관계자는 “4일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서비스를 중단했다. 트래픽이 몰려서 그런건 아니고 환율이 급등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환율 급등락 상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지난 1월 환전서비스를 시작한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관계 부처도 분주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및 차관들을 비롯한 간부들은 4일 예정된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전 8시 45분쯤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유 장관은 간부들에게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근무해 줄 것을 요청하고, 통신망의 안정적 제공 대책과 포털 카페 서비스 일시 장애 관련 내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위원회는 부처 합동으로 개최 예정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우수사례발표대회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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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상가에 있던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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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연기, 새 서비스 홍보 차질에 ‘침통’



4일 예정됐던 IT 업계 일부 행사도 취소 혹은 연기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오전 진행할 예정이었던 ‘AI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세션을 취소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플리카는 예정된 언론사 대상 행사를 연기하고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잠정 연기됐음을 안내드린다. 변경된 행사일은 정해지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새 서비스 출시 및 홍보·마케팅 이벤트를 준비한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IT 기업 관계자는 침통한 목소리로 “기업들 상황도 어렵고 대내외적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열심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트럼프 이슈’ 등으로 업계가 목숨걸고 달려들어도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인데 이런 초대형 정치 이슈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지끈거리다”며 “해외 거래가 많은 기업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당장 국가신뢰도 문제로 채권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생길거고 언제 회복시킬 수 있을지 가늠도 안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넥슨·크래프톤 등 게임사는 일부 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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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앱에 마련된 계엄령 관련 뉴스특보 배너. 네이버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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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 사이트는 계엄령 관련 소식 확인할 수 있는 뉴스특보 페이지를 별도로 신설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앱 홈 화면 검색창 하단에 ‘뉴스특보’·‘관련 뉴스 보기’ 배너를 표시했다. ‘관련 뉴스 보기’ 배너를 누르면 자동으로 ‘비상계엄 해제’로 검색된 뉴스 검색 결과가 나온다. 다음도 모바일 앱 첫 화면 검색창 하단에 계엄령 관련 배너를 마련했다. 해당 배너를 누르면 최신 기사와 경제 영향, 정치권 반응, 계엄령 정보를 볼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또 IT 서비스 업체들은 계엄령과 함께 쏟아진 소문과 가짜뉴스에도 대응해야 했다. 네이버·다음 카페 등의 접속이 지연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계엄사가 접속을 차단한 건 아니냐’와 같은 주장들이 마구잡이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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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계엄령 관련 뉴스특보 페이지. 다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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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한 SNS…‘라방’ 켜고 담넘은 이재명



한편 소셜미디어(SNS)와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통해 밤새 계엄 관련 영상과 글들이 수백만개이상 쏟아졌다. X(옛 트위터)에선 비상계엄 및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이 100만개 가량 쏟아지며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을 휩쓸었고, 구글에서도 이날 오전까지 ‘계엄령’이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언론 통제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텔레그램 가입자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IT 시대에 계엄령이 선포되니 전국민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게 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잇따랐다. 실제 유튜브에선 국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라이브 방송이 여러 건 올라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이브 방송을 켠채 국회 담을 넘는 영상은 23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윤정민·김남영·윤상언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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