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출신 前쌍방울부회장 최우향
金에 3차례 걸쳐 80억 전달 받아
金, 화천대유 대표 이한성 통해
수백억원 비자금 조성 정황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운데)가 지난해 10월 15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나자 오토바이를 탄 최우향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서울구치소로 마중을 나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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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재산 은닉에 관여한 조력자들을 13일 체포했다.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거둬들인 불법 수익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대장동 불법 수익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김 씨의 재산 은닉을 조력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 화천대유 이사이자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 인테리어업자 A 씨 등을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최 씨와 이 씨의 주거지 및 화천대유 사무실, 김 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정모 변호사 사무실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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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우선 김 씨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최 씨에게 80억 원가량을 건넨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김 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서울구치소에 김 씨를 마중 나온 인물이다. 당시 최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역 공부를 함께 하며 김 씨와 친분을 쌓았다”며 “김 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을 챙겨주러 갔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남 목포 지역에서 조직폭력배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 씨는 최근까지 성균관 대외 담당 부관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 씨는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과 김 씨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 김 전 회장에게 5억 원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업적 관계를 맺어왔다. 법조계에서는 최 씨가 대장동 일당과 쌍방울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와 함께 검찰은 화천대유 대표 이 씨가 김 씨의 지시로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씨는 화천대유의 ‘금고지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당시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김 씨와 이 전 부지사, 이 씨는 모두 성균관대 동문이다.
또 검찰은 김 씨가 인테리어업자 A 씨를 통해 일부 비자금을 만든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씨는 천화동인 1호 명의로 2019년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판교)에 위치한 고급 타운하우스를 62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 A 씨는 김 씨의 판교 타운하우스에 대한 인테리어를 담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김만배 압박 수위 높이는 검찰
이날 김 씨 주변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체포 및 압수수색은 표면적으로는 대장동 불법 수익 환수를 위해서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달리 아직까지 검찰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김 씨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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