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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백신으로 암 잡는 시대 오나…모더나, 항암 백신 2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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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mRNA-4157', 키트루다 병용 투여 임상

키트루다 단독 대비 재발·사망 위험 44%↓

해외 빅파마들, 기술 확보 경쟁 나서

국내도 애스톤사이언스·제넥신 등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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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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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백신을 통해 암을 치료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전문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에 이어 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긍정적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모더나가 MSD(미국 머크)와 손잡는 등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기술 확보에 나서는 한편 국내에서도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모더나는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PCV) 'mRNA-4157/V940'이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 요법 임상 2상(KEYNOTE-942)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에서 mRNA-4157은 대조군으로 설정한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 대비 재발률 및 사망(RFS) 위험을 44% 줄이는 효능을 확인했다. 앞서 MSD는 지난 10월 MSD가 mRNA-4157에 대한 공동 개발 및 상업화 옵션을 행사하면서 모더나에 2억5000만달러(약 3245억원)를 지급하는 등 높은 기대감이 실제 결과로 드러난 셈이다.

부작용 면에서는 치료 관련 심각한 부작용이 투약군에서는 14.4%, 대조군에서는 10%로 큰 차이가 없었다. 회사 측은 임상 1상에서 보고된 부작용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조만간 학회를 통해 공개하는 한편 내년 중 임상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결과가 공개되며 이날 모더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9.63% 치솟은 197.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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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모더나 본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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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용 백신은 백신을 통해 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거나 증폭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원리다. mRNA-4157은 종양 돌연변이에 기초한 T세포 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각 환자의 종양 샘플을 채취해 개인의 변이 특성에 맞춰 백신을 만드는 '맞춤 백신'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의 결과는 암 치료 분야에 매우 고무적"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mRNA가 흑색종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작위 임상에서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화된 암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흑색종과 다른 형태의 암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모더나는 이외에도 KRAS 변이 항암 백신 'mRNA-5671', PD-L1 타깃 항암 백신 'mRNA-4359'를 개발하고 있다. mRNA-5671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mRNA-4359는 적응증 탐색 단계다.

현재까지 항암 백신에 대한 허가는 덴드레온의 '프로벤지(provenge)'가 유일하다. 2010년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상업화에 난항을 겪으며 덴드레온은 한때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고,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mRNA, DNA 등 다양한 백신 플랫폼이 대두되면서 항암 백신의 개발 가능성도 다시 커진 상태다. 시장 조사기관 앨리드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 항암 백신 시장이 2020년 33억4500만달러(약 4조3418억원)에서 연평균 14.6%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7년 73억342만달러(약 9조479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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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파마들도 이에 주목하면서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화이자와 함께 mRNA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를 개발했던 독일의 바이오엔텍은 제넨텍(로슈 자회사)과 함께 mRNA 기반 암 백신 'RO7187457'을 제넨텍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병용하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사노피와는 함께 'BNT111', 'BNT116'은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항암백신 개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AST-301', 'AST-302', 'AST-201' 등 다양한 플라스미드 DNA(pDNA) 기반 항암 백신을 임상에 진입시켰다. AST-301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호주·대만에서 키트루다 등과의 병용 투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 대상 다중 항원을 타깃하는 AST-302는 최근 임상 1상에서 환자의 80%에서 항원 특이적 면역원성을 확보했다.

제넥신도 최근 DNA 백신 'GX-188E'를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 1b/2상의 결과를 공개했다. 총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키트루다 단일요법 9개월 대비 17개월로 2배가량 증가했고, 객관적 반응률(ORR) 31.7%, 완전 관해 비율 10%의 결과를 보였다. 지난 8일에는 "신속 처리 대상 지정 및 조건부 허가 신청을 위한 절차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논의 중"이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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