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양대근·김은희 기자] 오는 16일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인수가 최종 승인된다.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를 열고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인수를 최종 승인할 전망이다. 이후 한화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 관련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 한화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게 되면서 새롭게 형성될 ‘빅3’ 구도로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슈퍼사이클 타이밍에 조선업계 화려한 데뷔한화는 지난달 말 우발채무 등의 변수 없이 실사작업을 마치고 산업은행과 인수 관련 프로세스를 밟아왔다. 본계약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경쟁 당국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와 최종 지분 매매 절차를 밟게 된다. 인수작업은 내년 상반기께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종합 방산·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는 2009년 한 차례 무산된 꿈을 13년 만에 실현하는 것이자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구조 재편의 한획을 긋는 것이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조선업에 발을 내딛게 된다. 대우조선의 역량을 흡수해 방산과 에너지 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대하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합 방산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사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하나로 통합했다. 대우조선의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면 한화는 기존 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방산까지 아우르게 된다.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무엇보다 생산에서 운송, 발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화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수소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대우조선이 운반선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화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 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더해지며 LNG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방산과 에너지 분야에서 시장 주도력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한화가 적극 투자해온 수소 분야를 포함한 에너지의 생산과 운송, 저장, 활용, 판매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이 만들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성장모델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2023 CES’ 전시관 조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新경쟁구도 예고…LNG선·자율운항선박 싸움 치열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존 국내 조선 ‘빅 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도 새로운 경쟁구도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신규 투자 의지와 방향성에 따라 경쟁 양상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경쟁은 고부가가치 선박이자 한국이 기술력을 독점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카타르발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개시되면서 한국의 LNG선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 12월 초까지 조선 빅 3는 총 283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이 가운데 41%인 116척이 LNG선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190척 가운데 42척이 LNG선이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44척 중 38척, 삼성중공업은 49척 중 36척이 각각 LNG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제사회의 해양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의 LNG 수입 수요는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주목된다.
여기에 자율운항선박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R&D(연구·개발) 대결 구도 또한 접전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분야 스타트업 아비커스는 지난 8월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의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세계 처음으로 자율운항 2단계 상용화에 돌입했다. 지난 6월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시험용 선박으로 해상 시험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도 서해·남해·동해를 잇는 연안지역에서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마쳤다.
시장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5조원에서 2028년 335조원까지 연평균 1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협약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까지 기술개발과 시험 항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조선업계의 경쟁도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향은 한화그룹과의 ‘방산 시너지’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함정 통합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방산조달시장은 하나의 함정을 발주하는 데에 있어서 선박·레이더·무기 등을 전부 개별로 발주해야 하는 구조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완료된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전통 조선산업보다는 특수선과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hkim@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