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빠르게 환전 가능" vs "도박 위험에 노출될 우려"
가상화폐 |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유엔이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가상화폐로 지원금을 보내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엔은 러시아 침공으로 집을 잃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가상화폐로 원조를 시작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집세와 음식·난방비 등으로 쓸 돈을 USD코인(USDC)으로 보내기로 했다. USDC는 코인 가치를 달러에 고정(연동)되도록 설계해 '스테이블(안정적인) 코인'으로 분류된다.
키이우, 르비우, 빈니차에서 먼저 가상화폐 원조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내년에는 전쟁 영향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된다.
난민들은 먼저 스마트폰에 코인지갑 앱 '바이브런트'를 내려받은 뒤 USDC가 자신의 계정에 입금되면 이를 송금서비스업체 머니그램 제휴처에서 유로나 달러, 다른 지역 통화로 환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머니그램 제휴처는 약 4천500개가 있다.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난민들이 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고 환전 시 발생하는 손실이나 도난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캐롤리나 린홀름 빌링 UNHCR 우크라이나 대표는 관련 성명에서 "인도적인 지원에서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며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난민들 |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보르냐코우 디지털전환부 차관도 "우크라이나 피난민들과 은행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시범 프로젝트는 생존을 위한 생명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금처럼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는 시기에 난민 원조에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것은 또다른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난민들에게 가상화폐 지갑 앱을 내려받게 하는 것은 이들을 가상화폐라는 위험한 세계에 노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최근 몇 달 사이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붕괴해 파산을 신청했고, 주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도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스테이블 코인으로 여겨졌던 테라USD도 폭락사태를 겪었다.
가상화폐 비평가 몰리 화이트는 "그들이(유엔이) 사람들에게 가상화폐 세계에 들어가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가상화폐 산업의 여러 부분은 엄청난 위험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가상화폐 지갑은 사람들이 지속해서 더 많은 가상화폐를 사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이들이 결국 도박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지는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에 손을 댈까 봐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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